속보=불법공사로 붕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국보2호 원각사지10층 석탑(본보 5월12일자 27면, 5월14일자31면 보도)에 대한 서울시의 긴급 안전진단이 지극히 형식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서울시는 원각사탑 문제가 제기된 직후인 지난달 15,16일 이틀간 구조공학,지진, 석조 등 전문가 7명으로 긴급안전진단반을 구성, 탑골공원 내 원각사탑에 대해 안전성 여부를 조사했다.
그러나 8일 취재팀의 확인 결과,당시 시는 위원들에게 1992년 문화재청(당시 문화재관리국)이 이 탑을 실측조사한 400여쪽 분량의 보고서 등 최소한의 자료조차 제공하지 않은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진단위원은 “구조물의 하중과하부 지층구조 등의 자료가 없어 현재로서는 안전성 판단이 어렵다”는 소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서울시 관계자는 지대석 침하 부분 등과 관련, 일부 위원에게 “92년 (문화재관리국) 실측조사 때도 확인됐던 사실”이라고 둘러댔지만 당시 보고서에 이 같은 지적은 없었다.
또 다른 진단위원은 “현장에 동행한 시 직원이 ‘지대석 침하는 92년에도 보고됐던 것’이라고 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92년 보고서에 석탑의 상태 등을 찍은 사진이 있는데도 시는 위원들에게 “과거와 변함이 없다”고 구두로만 설명, 92년 이후 석탑의 균열ㆍ침하 진행 정도 등을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대해 최동윤 시 문화재과장은 “92년 보고서가 있으니 요청하시면 보여드리겠다고 했다”며“각종 자료제공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긴급안전진단 조사 결과를 “석탑이 당장 붕괴될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하고 정밀 안전진단을 문화재청에 의뢰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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