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8일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관련 국가정보원ㆍ검찰ㆍ경찰ㆍ교육부의 ‘관계기관 회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각계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특히 한 부총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던 입장을 불과 7일만에 뒤집어 ‘말 바꾸기’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 부총리는 8일 “민주ㆍ인권국가라는 변화된 상황에 걸맞게 학생 보호 차원에서 ‘관계기관 협의회’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이날 경북도교육청을 초도방문,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에는 학생통제용으로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운영됐으나 지금은 학생을 구제하는 목적으로 관행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부총리는 이어 “대통령이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고, 나도 서울대교수 자리에서 2번이나 쫓겨난 사람”이라고 강조한 뒤, “절대로 학생보호 목적 이외에는 이 협의회를 끌고 가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지난 1일 교육부가 대검찰청으로부터 통보받은 한총련 소속 수배자 예정자 명단과 함께 탈퇴를 종용하는 내용의 공문을 대학측에 발송한 사실을 보고받은 뒤, “민주ㆍ인권국가 구현을 지향하는 국민의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진노했다”(교육부 보도자료)는 부분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한 부총리의 ‘말 바꾸기’와 ‘대책회의 강행’입장에 대해 인권단체와 법조계, 학계 등에서는 “학생교육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교육부가 공안ㆍ사정기관에 협조하고 준 수사기관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김도형(金度亨) 변호사는 “설령 관계기관에서 (회의참석이나 협조를) 요청을 해 와도 당연히 거부해야 옳다”면서 “학생보호 차원이라면 관계기관 협의회보다 성폭력 문제 등급증하고 있는 다른 민ㆍ형사범죄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최갑수(崔甲壽ㆍ서양사학과) 교수는 “한 부총리가 공인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지만,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인권을 중시한다는 국민의 정부에서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계속하는 정권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와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관련 단체도“과거 군사독재시절에도 명분은 ‘학생 보호’였지 않느냐”면서 “교육부의 수장이 불과 며칠만에 입장을 바꾸는 것을 보니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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