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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협찬' 간접광고 갈수록 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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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협찬' 간접광고 갈수록 심하네

입력
2001.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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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의 삶과사랑을 그린 MBC ‘호텔리어’. 특정 직종을 다루는 드라마가 흔히 그렇듯,이 극도 ‘드라마는 없고 소재(호텔)만 있다’는 비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7일 종영한 이 드라마에서 실질적주인공은 ‘호텔’이었던 것 같다.MBC는 드라마 제작을 시작할 때부터,호텔 내 촬영장소 사용료는 일체 무료로 하는 등 쉐라톤 워커힐호텔측의 협력을 많이 받았다.

호텔측은 “촬영의 90% 이상이 호텔 내부에서이루어졌으며, 대본의 장소 설정에 대해 호텔 관계자들이 항상 체크하고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제작비지원이 아니더라도엄청난 제작비를 절감한 것이다. 같은 MBC의 미니시리즈 ‘네 자매 이야기’는 약혼식 장면 하나를 찍기 위해 호텔 내 애스톤하우스를 하루 1,210만원에 임대했다.

호텔측은 이 드라마로 “최소한 50억원의 홍보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배용준 송윤아 등 젊은톱스타들의 출연 덕인지 고객층이 한층 젊어졌고 ‘배용준이 묵었던 방이 어디냐’ 등의 문의전화가 폭주한다.

호텔 측은 사파이어룸등 극에 자주 등장했던 장소들을 묶어 ‘호텔리어 패키지’상품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8일 있을 드라마 종영파티에는 MBC와 쉐라톤워커힐 경영진이 대거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장용우 PD는 명예고문으로, 배용준 송윤아 등 주연 배우들은 명예이사로 위촉된다.

건설업체들도 드라마를 홍보의 장으로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에는 최근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를 도입한 현대산업개발이 장소협찬을 한다.

주인공 태주(차인표)가다니는 건설회사이름은 ‘아이산업개발’이고 태주와 영욱(김남주)의 결혼식은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SBS ‘그래도 사랑해’에서 순미(명세빈)와 기현(박상원)이경영하는 건설회사 이름은 ‘낙산건설’. 장소ㆍ제작비를 협찬하는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는 ‘낙천건설’이다.

또 극중 인물들의 헬멧과 작업복에롯데건설의 ‘L’마크가 찍혀져 있다. 사실 ‘호텔리어’를 비롯, 장소협찬을 받는 드라마에서상표가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일은 많지 않다.

프로그램 엔딩 부분에서 제작진의 이름과 함께 ‘장소협조‘나 ‘제작지원’ 등으로 고지될 뿐이다. 그런데도 홍보효과는 엄청나다.

특정 상표를 노출하는 것은 방송위원회의간접광고 규제조항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또한 특정 상품을 소품으로 사용할 수도 없다.

최근 S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오중(권오중)이 노구(신구)에게양갱을 선물하면서 ‘화과방’이라는 제과점 이름이 찍힌쇼핑백을 노출했다고 하여 제작진이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쇼ㆍ오락프로그램에서는 출연진이 입은 특정 브랜드의 옷과모자 등에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 화면처리가 거칠고, 움직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해 시청자를 짜증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위는 의상과 소품의 상표노출은엄격히 제재하지만 ‘장소협찬’을 통한 막대한 홍보에는 손을 놓고 있다.

방송위 관계자는 “제작 여건상 모든 건물과 장소를 세트로 만들기는 힘든 일이고, 극중에서의도적ㆍ반복적으로 상표를 노출하거나 협찬고지 기준을 위반한 경우가 아니면 처벌이 어렵다”고 말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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