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을 모방하지 말라. 한국의 미래는 한국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가 이끄는 ‘토플러재단’이 정보통신정책 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6개월간 연구 끝에 내놓은 ‘위기를 넘어서; 21세기 한국의 비전’ 보고서의 골자다.
토플러 박사는 “한국 등 신흥경제국가들(NICs)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은 그들이 이제껏 도입하려 노력한 산업화시대 경제 모델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기때문”이라면서 “아직 검증된 모델이 없는 신경제 시대에는 타국을 모방하기보다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찾고재구성해 자국 실정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스스로 만들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실천 방안의 하나로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수출 전략의 변화를 요구했다.공산품 위주의 양적 확대보다 고부가가치 품목과 서비스 등 무형자산 중심의 질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것. 그는 특히 생명공학기술(BT) 분야에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BT를 21세기 주요 산업으로 지정, 육성하고 있지만 순수연구 및 응용연구, 기술의 상업화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고 핵심기술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정부와 기업, 대학이 공동 참여하는‘바이오벤처펀드’를 결성해 공동 연구를 조건으로 해외 최첨단 BT 신생업체에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지나친 수출 의존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실 있는 국내시장을 개발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 및 우수한 해외 두뇌 유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플러 박사는 또 지식사회에서는 기업의 변화 못 지 않게 고용과 실업에 대한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동조합의 역할과 관련, “한국 노조는 신경제로의이행에 저항, 스스로 영향력을 잃기보다 변화에 동참하고 노조원들이 재교육 등을 통해 신경제에 적응하고 준비할 수있도록 돕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제도에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한국은사라져가는 산업체제에 맞도록 짜여진 어긋난 교육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만들고 성인 재교육, 은퇴후 교육, 현장 전문가들의 경험 활용 등에 눈을 돌리라고 권고했다.
특히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한 1회성 해법보다 지역 단위로 실정에 맞는 시책을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토플러 박사는 끝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떤 엄밀한 기본 계획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일관성 있는 리더십, 그리고 대중적 합의가 중요하다. 시작 단계에서 필수적인 것은 변화의 방향에 대해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당파를 초월해 토론하고지식기반 경제로의 이행이 피할 수 없는 흐름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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