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현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인하된데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가계대출에 몰두하면서 가계의 은행 빚(부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가계의 은행권 빚은5월말 현재 120조7,000억원으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돌입한 1997년말의 2배를 넘어섰다.
96년 말 50조1,000억원이던 가계 은행권 빚은▦97년말 58조5,000억원으로 늘었다가 ▦98년말 55조5,000억원으로 줄었으나 ▦99년말 79조1,000억원 ▦2000년 말 108조9,000억원등으로 폭증세를 거듭해왔다.
한은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의 은행빚은연말이면 140조~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계는 신용카드 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가계의 금융권 부채는 이미 200조원을 넘어선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은행 고위관계자는 “경기불안ㆍ기업구조조정지연등으로시중자금시장불안현상이지속되면서은행들이‘울며겨자먹기’식으로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하루속히 이 같은 악순환 고리가 끊기 위한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매입을 기피하던 비우량 회사채를사들이면서 우량-비우량 회사채간 가산금리 차이가 올 2월말 5.03%포인트에서 최근 4.28%포인트로 줄어드는 ‘자금 선순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대우차 매각, 하이닉스반도체등 굵직한 기업이 원만하게 처리되기 전까지는 ‘기업여신 기피ㆍ가계대출 집중’ 현상이 크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지적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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