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동강과 시만토 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동강과 시만토 강

입력
2001.06.08 00:00
0 0

‘일본최후의 청류’라는 표현으로 유명한 시만토가와(四萬十川) 유역 주민들은 어느날부터 갑자기 늘어난 외지 관광객 덕분에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90년대 중반 NHK- TV방송에 시고쿠(四國) 지방 고치(高知)현에 있는 이 강의 때묻지 않은 비경이 소개되자 도시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였다. 오염문제가 발생한것이다. 강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가 썩어가고, 관광객을 부르는 업소의 난립으로 물이 더러워졌다. 인심도 변했다.

■주민들은 당장의 이익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이익을 택했다. 오염되지 않은 환경은 그 자체가 큰 재산이며, 그것을 오래 보전하는 것이 후손을 위해서도 이익이라 환경론자들의 주장에 동의한것이다. 우선 강의 오염을 막는 자율규제를 시작했다.

출입 허용지역과 금지지역을 정해 엄격히 통제했고, 빨래 덜 하기, 세제 안 쓰기 같은 기본적인환경보전 운동을 전개하면서 관광객들에게는 씻은 쌀 가져오기, 쓰레기 되 가져 가기를 호소해 호응을 얻었다.

■자치단체 들도 발벗고 나섰다. 고치현은 96년 ‘청류 시만토 강 종합플랜 21’을마련해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꾀했다.

196㎞ 유역 전체를 대상으로 토목 농림업 상공업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사업에시만토 강이란 환경재(環境財)를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문제 발생후 해결보다 예방적 관점에서 환경 보전운동을 전개했다. 시만토 헌장이 선포되고 유역조례도 제정되었다.유역 통일규칙이 수립되었으며, 주민이 참여하는 시만토 서밋도 창설되었다.

■순환, 조화, 예방 이 세가지가 시만토 환경운동의 ‘헌법’이다. 자연의 물질순환 시스템을 응용한 시만토식 정화기술의 탄생도 우연이 아니다.

기업들은 황폐한 땅을 사들여 숲을 조성하고, 지자체는 환경박물관을 설립해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있다.동강 댐 건설계획이 취소된 이후 동강이 관광객 발길에 짓밟혀 망가져 간다.

당장의 이익에 눈먼 지자체들은 길을 넓히느라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환경이 망가지면 관광객 발길이 끊긴다는 것을 왜 모를까. 시만토 운동에서 배울 것은 없는가.

/문창재 수석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