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스프링스. 인구 50여만 명의 자그마한 이 도시가 미국에서 최첨단 군사력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1세기에도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추진한다고 선언한 이후 가장 각광 받은 곳이 바로콜로라도 스프링스이다.콜로라도주의 주도인 이 도시에는 공군과 우주 방위의 주력부대가 모두 몰려와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궁극적목표로 삼고 있는 ‘우주군(Space Force)’ 의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우주사령부(USSC)가 험준한 로키 산맥의 ‘마운틴’ 지하에 깊숙이자리잡고 있으며, 지상에는 피터슨 공군기지가 미국과 캐나다 전역을 방공망을 통해 그물처럼 감시하고 있다.
USSC에서 제공받은 정보를 토대로 가상적국의 우주 및 공중 공격에 대비한 레이다 감시를 임무로 하는 북미방공사령부(NORAD)는 남서쪽 체니산 지하에 견고하게 무장돼 있다.
강철로된 15개의 건물이 지하터널을 통해 연결돼 있고, 암반 사이로 지휘부가 구성돼 있어 재래식 공격은 물론, 핵 공격에도 끄떡없다. 동쪽으로는 슈리버공군기지가 위성통제 본부로서 전 세계 군사위성을 탐지하는 네트워크를 총지휘하고 있다.
25번 고속도로를 따라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공군사관학교는 공군 정예요원을 양성하는 군사학교로서뿐만 아니라 콜로라도 스프링스 최대의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이 학교 2학년 생도인 타일러 영은 “각종 우주와 공군 및 방공기지가 같은 지역에 위치해있어 이론과 훈련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특히 부시 정부의 전쟁수행 개념이 육군에서 공군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생도들의 자부심이 높아지고있다” 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한 개념에 맞춰 공군을 우주 개념이 담긴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을 의회 차원에서 심각히 검토했으나, 로고만을 대체하는것으로 마무리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콜로라도 스프링스가 군사도시로서 입지를 자랑하는 데에는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덴버의첨단 방산업체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록히드 마틴사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각종 전투기는 물론, 로킷, 우주셔틀, 위성운반체를 생산하는 등 최첨단 무기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군사부문의 지역경제적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
시청 통계에 따르면 4만 5,000명이상이 군수산업에서 연 20억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고, 군사 훈련 및 건설에 따른 연간 지출액도 5억 달러를 넘는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군사분야에 종사하거나 이곳에서 근무한 퇴직자들이다.
시청에서 대외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이클 해밀턴씨는 “개척자가 금과 은을 좋아 건설했다 해서 과거실버 스테이트(silver state)로 불렸으나 지금은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된 우주ㆍ항공 분야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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