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레저 / 두바퀴의 자유…한강을 바람처럼 달려보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레저 / 두바퀴의 자유…한강을 바람처럼 달려보자

입력
2001.06.08 00:00
0 0

“가슴과 머리가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스트레스도 단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죠.”7일 오전8시30분. 여느 샐러리맨들이 만원 버스나지하철에 짐짝처럼 몸을 싣거나 꽉 막힌 도로에서 인내심을 시험받고 있을 시각.

도요엔지니어링코리아 기계설계팀 김영호(金永鎬ㆍ35ㆍ서울 강동구 길동)과장은 한강시민공원 잠실선착장에서 그만의 여유와 평화를 즐긴다.

아침 햇살에 다이아몬드를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자전거에 오르면 일상의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간다.

복장도 예사롭지 않다. 빨간색 쫄바지 처럼 보이는 스타킹에헬멧과 선글라스까지 썼다. 이 옷은 산악자전거를 탈 때 입는 라이딩(riding)복장. 김씨가 매일 아침 이러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전거로 출ㆍ퇴근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20분쯤 한강변을 따라 달리면 회사가 벌써눈앞이다. 땀 냄새와 탁한 공기에 찌든 시내버스가 바로 옆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동안, 김씨는 강바람과 꽃향기를 맞으며 콧노래를 부른다.

집에서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삼성동까지 15㎞를 가는데 걸린 시간은 40분 남짓. 양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다시 힘겨운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김씨는 퇴근할 때 다시 ‘라이더(rider)’로 변신하는 자신의 근사한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를 잃지 않는다.

김씨처럼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를 이용, 자전거로 출퇴근하거나주말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자전거로 살도 빼고 예쁜 몸매를 만드려는 젊은 여성과 주부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자전거뿐이 아니다.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는 주말이면 인라인스케이트와 킥보드를 즐기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강관리사업소 이학규(李鶴圭)주임은 “지난해부터 한강시민공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주기 시작한 데다 최근 자전거도로 강남쪽 코스인 양화대교~광나루구간과 강북쪽 코스인 망원~뚝섬 구간이 연결돼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강시민공원 여의도 지구 자전거대여소의하루 대여 대수는 400여대, 뚝섬지구도 200여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00대도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2~4배 증가한 것. 자신의 자전거를이용하는 시민들도 크게 늘어나 사업소측은 하루 자전거도로 이용객이 1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97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온 김씨도 “최근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을 자주 보게 된다”며 “지난해의 경우 출근길에 10명 정도를 만났는데 요즘엔 15명 정도는 눈에 띈다”고 말했다.

도시인들은 왜 이처럼 자동차를 거부하고 자전거에 몸을맡길까. “모터 달린 바퀴들이 싫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지요.”

밤마다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 자전거도로로나와 야간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다는 박모(30)씨의 자신에 대한 ‘분석’이다.

그는 “문명속에 살면서 문명에서 벗어나려는 현대인의 이중성을 보는 것도 같다”며 “해방감을 즐기면서 체력도 단련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귀띔했다.

■자전거 여의도서 빌려 잠실에서 반환 가능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는 총 연장 61.5㎞. 38.3㎞에달하는 강남 구간은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에서 출발, 여의도-반포-잠원-잠실-광나루까지 이어진다.

또 강북 구간은 망원지구에서 시작, 이촌지구를거쳐 뚝섬까지 23.2㎞에 달한다. 강남구간이 하나의 코스로 연결돼 있고 강북도 마찬가지이다.

광진교 보수공사가 완료되는 2006년에는 강남ㆍ북자전거도로를 하나로 연결된다.

한강시민공원에서는 자전거가 없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서울시는 한강시민공원 여의도, 잠실, 뚝섬, 망원, 잠원, 광나루, 이촌 등 야외 수영장 7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주고 있다.

시간당2,000원만 내면 오전 9시~오후7시 자전거를 맘껏 탈 수 있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50% 할인된다.

특히 자전거를 빌린 곳 이외의 대여소에도반환할 수 있는 ‘자유반환제’가 운영되고 있어 여의도에서 자전거를 빌린 뒤 하이킹을 즐기다 잠실에서 반환할 수도 있다. 또 연인이나가족과 함께 2인용 자전거도 빌려 타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한편 자전거 동호회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자전거 번개’를 이용하면 혼자 타는 외로움을 덜 수도 있다.

‘자전거 번개’란 와일드바이크(www.wildbike.co.kr)나유니클, 바쿠들, 체인지 등 자전거 동호회 게시판에 특정 일시와 장소가 공고되면 바로 자전거를 타고 모여 함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것.

안전사고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자전거에 관한 정보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