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실시된 신한은행의 신규 행원 채용. 100명 가량을 뽑는데무려 3,517명의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이 35대 1에 달했다. 극심한 취업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여전히 은행은 대졸자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임을보여준다.하지만 은행 취업문을 두드리는 이들에게는 올해가 ‘최악의 해’가될 전망. 은행간 합병,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으로 뒤숭숭한 은행권이 예년보다 훨씬 신규 채용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14개 시중ㆍ국책은행에서 올해 신규 채용이 확정된인원은 고작 280명 안팎이다.
신한은행 100명을 포함해 한빛은행 100여명(인턴), 산업은행 20명, 하나은행 50명 수출입은행 10여명 등.신한은행이 하반기에 추가로 신규 인력 채용을 검토 중이고 제일과 기업은행의 경우 아직 신규 채용 여부가 미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 은행권신규 채용 규모는 많이 잡아도 400명선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초기로 금융권 1차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이던 1998년에만 해도 14개 은행 신규 채용 인원이 630명이었고 99년 763명, 2000년 543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이다.
이처럼 올해 은행권 신규 채용이 급감한 것은 금융권 2차 구조조정이아직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
해마다 100명 이상씩을 채용해왔던 국민과 주택은행이 합병 작업으로 인해 올해 신규 채용을 하지 못하는데다 한미은행은대주주인 칼라일 주도의 경영진 개편으로 ‘몸집 줄이기’에나서고 있다.
또 직간접적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흥, 외환, 서울은행 등은 2~3년째 신규채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인력담당 임원은 “일부은행이 신규 채용을 재개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다시 신규 채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가 은행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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