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을 수호하는 돌조각품인 문인석(文人石) 등 일본에 반출됐던 우리 옛돌조각품 70점이 국내로 돌아온다.세중옛돌박물관은 13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에서 구사카 마모루(日下守ㆍ66ㆍ사업가)씨로부터 돌조각품 54점을기증받고, 16점은 매입하는 형식으로 70점을 돌려받는 기증 환수식을 갖는다.
70점중 문인석이 64점, 어린아이를 조각한 동자석(童子石) 6점으로조선시대에 제작된 석조물이다.
문인석과 동자석은 무덤을 수호하는 능묘(陵墓)조각의 하나로 당시의 조각양식을살필 수 있을 뿐 아니라 능묘제도의 변천을 보여주는 자료다.
머리에는 복건을 쓰고 손에는 홀(笏)을 든, 공복(公服) 차림의 문관 모습인 문인석은당나라의 영향을 받아 신라시대 때부터 무인석(武人石), 석수(石獸) 등과 함께 무덤 주위에 배치됐다.
어린아이를 조각한 동자석은 조상의 음덕을기원하는 주술적 의미가 가미돼 묘 뿐만 아니라 사찰이나 마을 입구에도 세워지는 등 민간에 폭넓게 나타났다.
구사카씨가 소장한 작품은 230여점으로 이중 정영호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의감정을 거쳐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70점이 선정됐다.
이들 석조물은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유출 경로는 밝혀져 있지 않다.세중돌박물관측이 지난해 10월부터 문화재는 본국으로 돌아와야한다고 소장자를 설득해 일부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환수가 성사됐다.
세중돌박물관 설립자인 천신일씨는 “일본으로수많은 우리 문화재가 밀반출된 상황에서 작은 개인의 힘으로나마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을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문화재 환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열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이름없는 석공이 빚은 돌조각은 순후한 조형미를 보여주지만, 이에 걸맞은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무관심과홀대 속에 하나둘씩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번 환수가 돌조각이 어엿한 우리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지난해 7월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문을 연 세중옛돌박물관은 국내 처음으로석조물만을 모은 박물관이다.
천신일씨가 30여년 동안 수집한 석조물 6,000여점이 5,500여평의 부지에 전시되고 있다. 7월1일 박물관 개관1주년에 맞춰 이번에 돌려받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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