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이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의 가뭄이심하다. 더구나 한창 농사를 시작해야 할 때 겪는 물부족으로 인해 농민들끼리 물싸움을 하는 등 인심마저 말라붙게 만들고 있다.최근 몇 년 사이 경기 북부지역은 갈수기에는 극심한 물부족을, 장마 때는 엄청난수해피해를 겪고 있다. 이만하면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숨어 있을 법한데 당국의 대책은 늘 미봉책에 그치고 만다.
이 지역에는 임진강이 흐르고 있다. 임진강은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하여 강원도북부를 거쳐 경기도연천에서 한탄강과 만나고 한강과 합류해 황해로 흐른다.
몇십년 전까지 임진강은 수심이 깊어 늘 푸른 물이 흘러 어선과 화물선이왕래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갈수기에도 6억~10억톤의 물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임진강은 갈수기는 강바닥이 드러나고 실개천으로 변한다. 차탄천과같은 지류들은 물이 완전히 고갈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임진강의 물고갈 원인을 물사용 과다와 강수량 부족으로 보고 있다.물론 이것들이 원인의 일부분은 될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토사퇴적으로 강바닥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
그래서 많은 물들이 땅밑으로 빠져버려갈수기만 되면 물이 고갈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강바닥이 지하수 수위보다 높아지면 지하에 많은 물이 있어도 하천으로 모이지 않고 산에서 흘러내리는물도 강으로 흐르지 않고 바로 지하로 숨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임진강 유역의 지하수 부존량은 약 1,200억톤으로 추정되며 이것의 절반정도만강으로 흐른다면 물부족은 어느 정도 해갈될 수 있는 수준이다.
강바닥이 이렇게 올라가면 장마 때에도 문제가 된다. 조금만 비가 와도 강은 범람하게되는 것이다.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철원 동두천 파주 지역의 수해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물정책은 물이 부족할 때는 댐건설, 수질악화시는 정화확대, 침수피해를입었을 때는 제방쌓기 등 늘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대책만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물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고 비용만 과다해 지고 있다. 임진강유역의 물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바닥에 퇴적된 토사를 걷어내 강 깊이를 본래대로 돌려 놓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뭄과 홍수로 인한피해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최용택 물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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