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슬립닷넷(www.slip.net)은 얼마 전 자사 컴퓨터시스템에 해커가 침입해 고객들의 계좌를 변경하고 중요한 정보 데이터를 삭제해 버린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FBI 수사 결과 회사 운영진 앞에모습을 드러낸 범인은 놀랍게도 구조조정으로 해고당한 슬립 닷넷의 전 시스템 관리자 니콜라스 미들턴.
그는 “열심히 일하던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당한 후 복수심을 억누르지 못해 해킹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슬립닷넷측이이 사건으로 입은 피해는 약 4만 달러지만 고객들의 항의로 결국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구조조정과 잇단 감원으로 혹한을 견뎌 내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IT 기업들에게해고 직원들에 의한 보복성 해킹이 급증하고 있다.
FBI 컴퓨터 수사관인 그렉 와튼은 “최근 수사 중인해킹 사건의 20% 가량이 해고 직원에 의한 것”이라며 “대기업의경우 시스템 관리자가 해고 직원의 명단을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네트워크접근을 차단하지 못해 사태가 커진다”고말한다.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피크 테크놀로지스의 경우, 해고 조치에 앙심을 품은 한 계약직사원이 경영진의 이름으로 “회사가 곧 망할 위기에 있다”는 내용에 포르노사진을 첨부한 e-메일을 전 사원에게 보내 말썽을 빚기도 했다.
경제적인 피해야 없었지만 다음날 내용의 진위를 두고회사 전체가 일대 소동에 휩싸여야 했다.
FBI의 리처드 파워 수사관은 “안전한 시스템관리를 위해 해고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며 “아직까지 많은 업체들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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