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만들면 열반에 빨리이르나?”한국의 대표적 명사찰인 해인사가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좌불상을 건립하겠다고하자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물량주의 불사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해인사는 4일 경내 성보박물관 옆 터에 좌대 10㎙를 포함한 높이 43㎙, 좌우 길이 40㎙의 석가모니좌상 청동대불 기공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갔다.
55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이 대불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높은 홍콩 난타오섬 보련선사 좌불(26㎙)을 능가하는 규모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조계종 총무원 홈페이지와 해인사 홈페이지 등은 대불조성을 개탄하는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거대한 조형물이 해인사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울린단 말인가” “부처님의 키는 43㎙가 아니다” “그 돈으로 고통받는 중생이나 구제하라” 등 의견들이 쏟아졌다.
특히 해인사가 가야산 관통도로, 골프장 건설 등 가야산 개발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불사를추진해 비판을 면키 어려워보인다
해인사 측은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구해인초등학교 터에 짓기 때문에 나무를 베는 등의 자연파괴는 없을 것”이라고 무마에 나서면서 “그동안 재가자들의 수행공간이 부족했다.
수련원, 도서관, 영상 포교실 등을 함께 조성해 재가자들의 수행 공간으로 삼는다는 계획 아래 신앙의중심으로서 대불을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형적인 대형 불상이 불심을 고양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지적이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의 유정길 사무국장은 “대형 불사는 자연히 주변 개발을 유도하는데, 해인사가가야산 개발 저지 명분을 스스로 허문 격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 네티즌은해인사 게시판에 “주위와 부조화를 일으키는 법주사, 동화사, 신흥사 등의 대불은 배금주의적, 반불교적 정서의산물로 이미 경배의 대상에서 멀어졌다”고 뼈아픈 충고를 남겼다.
또 이번 불사는 해인사가 배출한 큰 스님들의 유지(遺志) 문제로도 확산되고있다. 해인사측은 “이곳에 대불을 조성하면 국운이 열리고 민족이 화합하고 국민이 평안할 것이라는 자운, 영암,성철 스님의 유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교 대중들은 “무소유의삶과 엄격한 수행의 삶으로 일관했던 큰 스님들이 이런 식의 대형불사 유훈을 남겼을 리 없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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