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국정개혁 구상의 윤곽을 밝힌 뒤 당정쇄신을 주장해 온 소장 의원들이 몇 갈래의분화 움직임을 보이며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등 ‘재선 그룹’ 중심으로 새로운 초ㆍ재선 모임의 결성이 추진되는 가운데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 ‘초선 그룹’ 주도 의원들이“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배격한다”며 별도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초ㆍ재선 의원 12명은 5일 아침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13일김 대통령의 국정개혁 구상에 인적쇄신이 포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이 결의 사항을 발표하며 압박작전을 구사한 것은 김 대통령이 강조한‘질서 있는 토론’의 틀을 벗어난 집단행동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모임에는 정 최고위원, 신기남(辛基南ㆍ간사) 천정배(千正培) 추미애(秋美愛) 정동채(鄭東采ㆍ이상 재선) 임종석(任鍾晳) 강성구(姜成求) 이종걸(李鍾杰)김태홍(金泰弘) 최용규(崔龍圭) 정장선(鄭長善) 이호웅(李浩雄ㆍ이상초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임종석 의원은 “앞으로 우리 모임을 계속 유지하면서 쇄신방안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1차 성명에 참여했던 정범구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은 ‘초ㆍ재선 12인 모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정범구 의원은 “순수한 당정쇄신 요구는 계속해야 하지만 특정인 중심으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추진하는 정치세력화 움직임은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의원도 “정치세력화 움직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벌로 비칠 수 있는 분파적 행동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침 모임에 참석했던 이호웅 의원은 “당내에서 오해 받을 일을 해선 안 된다”며 12인 모임에서 한발 뺐다.
이들과 박인상(朴仁相) 장성민(張誠珉) 의원 등은 조만간 별도 모임을 갖기로했다. 그러나 ‘12인 모임’의 임종석 의원은 “우리 모임도 순수하게 개혁을 추진하려는데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며 정범구 의원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순형(趙舜衡) 장영달(張永達) 배기운(裵奇雲) 김성순(金聖順) 허운나(許雲那) 김태홍 이호웅 정범구 의원 등 ‘여의도 정담’ 소속 의원 8명도 이날 모임을 갖고 “성명의원들의 문제제기로 대통령의 쇄신책이 발표되는 상황이 고무적”이라며 “기다려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일부에서 조직화움직임을 보이는 등 지나친 의욕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12인 모임’을 비판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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