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이 민주당에 의해 장악됨으로써 공화당 정부와의 정책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대통령 자문 기관인 국방정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대표적인 매파인 리처드 펄 국방부 장관 보좌관을 임명할 예정이다.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 차관보를 역임한 펄 신임위원장은 권한이 대폭 강화된 국방정책위원회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강경한 대외 국방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의회와의 마찰이 잦아질 전망이다.그는 특히 나토에 대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고립정책’ 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의 유럽순방을 계기로 미사일방어(MD) 체제에 회의적인 유럽에 대해연일 강경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서 “미국 방위를 위해 우리가 채택한 MD에 반대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나토 회원국에게 으름장을 놓았던 그는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에 비판적 기조를 갖고 있는 프랑스에 “프랑스가 나토를 떠나더라도 나토에 들어오고싶어하는 나라는 많다” 라는 말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동구로부터의 위협이 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프랑스에 기댈 필요가 없다는게 그의 논지다. 심지어 전통적 맹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까지 “우유부단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인물” 이라고 비난, 럼스펠드 장관의 ‘매파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주 유럽에서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터져 나온 펄의 극렬 발언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MD 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 이라며 “럼스펠드 장관의 정책 실무진이 매파에 의해 장악된 것을 보여준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파 싱크 탱크인 미국기업협회의 연구원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부시 후보의 선거참모를 맡았던 펄은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럼스펠드 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해왔으며 뉴욕 타임스 등 언론에 기고 등을 통해 MD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안보 분야 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해 왔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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