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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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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입력
2001.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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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이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재안무한 ‘백조의호수’를 전수받았다. 러시아 볼쇼이 스타일의 국제적인명작 하나를 또 얻게 된 좋은 기회였다.그러나 전통적인 ‘백조의 호수’에 익숙한 관객들은 이번공연(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어딘지 생소했을 것이다.

이 작품의 탄생지인 러시아에서 1969년 이후 내용상의변화와 그에 따른 부차적인 변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압제자를 투쟁으로 이긴다’는내용을 담은 ‘백조의 호수’는 이미 92년 볼쇼이발레단의 내한공연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원작의 4막을 2막으로 압축한점이 특징이었고 악마 로트바르트를 현실에서 싸워 물리치고 행복을 쟁취한 왕자와 공주의 용감한 해피엔딩은 특별한 화제였다.

왕자와 악마의 대결을 염두에 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해석에서는 왕자가 처음부터작품을 끌어가는 극적인 주역이었다.

속임수에 빠져 실수한 왕자의 맹세는 의미를 잃었고 왕자에게 싸움을 걸고 패배하는 악마가 오히려 예정된 희생자였다.이원국처럼 경험이 풍부한 주역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배역이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백조들이나 휘황찬란한 왕궁이 사라진 이유는 안무의 중심점이동화적인 아름다움에서 왕자의 심리적인 갈등으로 옮겨간 데 있었다.

또한 왕궁과 호숫가 장면을 하나의 막에 담기 위한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했다.이런 변화의 배경을 이해한다면 원작의 장점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 안무상의 기교는 전문가의 경지를 드러냈다.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보면서 ‘발레의 대명사’라는이 작품의 섬세함이 얼마나 지독한 기량을 요구하는지를 새삼 느꼈다.

군무진의 모습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백조의호수’가요구하는 발끝 선의 날렵함은 아직 숙제였다.

스페인 공주 역의 전효정이 춤의 매력을 전달한 외에는 솔리스트들도 대부분제 수준을 지키지 못했다.

주역들도 백조 연기에서 감정의 근거가 불분명했다. 특정 장면에서 요구되는특별한 감정선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열연에 비해 전달력이 약했다.

두 여자 주역 중 김주원은 흑조 부분이 탁월했다. 마녀적인 아름다움과 함께화려한 기교를 통해 ‘국립의보배’ 다운 연기를 펼쳤다.

김지영은 새로운 파트너가 부담이었지만 어느 무대보다도 진지한 자세였고 가냘픈 선과 눈부신 회전 연기로감탄과 갈채를 유도했다.

/문애령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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