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지각변동을 일으킨 미국 상원이 6일부터 ‘여소 야대 ’로 공식출범한다.상원은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휴회기간을 끝내고 5일 의회를 속개, 다수당 변화에 따른 상임위원장 재선출과 인원 재조정 및 쟁점 법안을 비롯한 의사일정 변경을 논의한다.
공화ㆍ민주 양당지도부는 그 동안 물밑교섭을 통해 17개 상임위와 3개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민주당측이 모두 차지하는데 합의했다. 상임위원장 교체 안건은 제퍼즈의원의 당적 변경이 고시되는 5일 이후부터 효력을 발효, 민주당은 6일부터 상임위원장을 공식적으로 넘겨받게 된다.
1995년 이래 처음으로 상원 다수당지위를 되찾는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정부의 보수정책을 강력히 견제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정국은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여소야대 탈환을 기회로 1년 6개월여가 남은 2002년 중간선거에서의 1차적인 승리를 굳힌 뒤 내친 김에 2004년 대선승리까지 몰고갈 계획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그랜드 플랜’과 관련해 특히 관심을 끄는 상임위는 법사, 외교, 군사위 등이다.
조지프 바이든의원(델라웨어주)과의 경합 끝에 법사위원장을 맡게 된 패트릭 레이 의원(버몬트주)은 “보수인사 일변도로 천거된 연방 판사들에 대해 인준 청문회에서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미사일방어(MD)체제 및 군사 전략재편에 따른 국방예산 조정문제 등 현안을 놓고 대립 중인 군사위와 외교위도 혈전이 예상된다. 군사위원장을 맡게 될 칼 레빈 의원(미시간주)은 “러시아,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마저 반대하고 있는데다 과학적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MD체제가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구체화하기는 어려울것”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또 외교위원장을 맡을 바이든 의원도 러시아와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개정문제 등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바이든 의원은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어 북한문제를 놓고 강경파 일색인 부시의 외교ㆍ안보팀과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임위별로 각종 현안은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공화당은 상임위별 인원 재조정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공화당은 연방 판사와정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인준을 보장하면 상임위에서의 ‘민주당 1석 우세’를 수용하겠다고 버티고 있으며 민주당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미 의회규정에 따르면 상임위 운영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현재의 구도가 존속하도록 되어 있어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은 차지하더라도상임위 배정에서 1석 열세인 기형적 형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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