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3당은 현 시국인식과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법에서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으나 북한 상선 영해 침범사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정부를 강력히 성토한 데 비해 민주당은 침묵했다.자민련은 기업규제 완화, 의약분업 대책, 교원정년 문제 등에서는 공동여당인 민주당보다는 한나라당의입장과 맥을 같이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3당 대표연설은 3일에 걸쳐 하던 이전과는 달리 하루에 모두 마쳤다.
■ 한나라당 최병렬 부총재
최병렬부총재의 대표연설에서는 이전의 대표연설과는 달리 대여 공세 부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총체적 위기’ ‘근시안적 국가 운영’ ‘제왕적 통치’ 등의용어로 정부를 비판했지만 수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 대신 ▦경제 회생에 전력 ▦중산층, 서민 및 여성근로자를 위한 특단대책 마련 ▦국가채무감축 계획 수립 ▦대북정책 재점검 등 4가지 국정과제 제시에 무게가 두어졌다. ‘대통령에게 드리는 고언’의 형식을 빌렸지만 이는 야당이 내놓은정책 대안이나 마찬가지.
특히 재벌개혁문제 논의를 위한 여ㆍ야ㆍ정 협의 계속을 주장한 것은 민주당도 긍정 평가하는 내용이다. 최 부총재는 그러나 북한 상선의 영해 및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관련해서는 “안보를 포기한 게 아닌지 충격이다”는 내용을 이날 아침에 급하게 집어넣는 등 확실한 비판의입장을 견지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
박 최고위원은 ‘여야의차기 집권을 위한 무한 경쟁’에 대해 경종을 울리며 ‘정치안정’을 연설의 주 테마로 삼았다. 원내 총무를 3번이나 했지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처음인박 최고위원은 자신이 작성한 연설문의 3분의 1 가량을 지론인 정치개혁에 할애했다.
특히 “우리 정당 간의 집권경쟁에는 ‘게임의 룰’이 없다”면서“축구경기에서 핸들링으로 공을 넣는 것이 묵인될 때 경기장은 수라장이 되듯, 게임의 룰을 무시한 집권경쟁은 극한정쟁과 정치파행을 불러온다”고 정국난맥상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정책현안에 대해 “국가채무가 1000조 원에 달한다는 등의 잘못된 주장을 중지해야 한다” “재벌정책이 과거처럼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 등등 야당에 대한 직접적 자극은 피하면서 각을 세웠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 자민련 이양희 사무총장
이양희 사무총장의 대표연설은 보수 기조 아래 현 정부의민생ㆍ개혁정책을 조목조목 비난하는 등 야당 측 주장을 방불했다. 이 총장은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을 놓고 “안보를 훼손시켜 가며 추진되는 그 어떤 교류와 협력도 있을 수 없다”며 못박았다.
정부의 주요 정책을 놓고서는 “실업구제대책을 비롯한 중산ㆍ서민층 대책은 다분히 시혜적 차원의 복지정책 수준” “건강보험 대책은 국민부담만으로 문제를 메우려는 미봉책”이라는 등 비판적 평가 일색이었다.
이 총장은 주요 정책대안으로 ▦검찰총장ㆍ경찰청장 인사청문회도입 ▦기업규제 대폭 완화 ▦교원정년 연장 등을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요구와 같은 내용들이다. 앞서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 조부영(趙富英) 부총재의 대표연설과달리 2여공조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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