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고 싶다.’최근 경기 연천군 농민회가 낸 성명 제목이다. 이 성명처럼 최악의 가뭄이 연일 계속되면서 농작물은 물론, 곳곳에서 식수마저 끊기면서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가뭄이 특히 심각한 중부지방은 장마전선이 찾아오는 오는 20일께까지비소식을 기대할 수 없고, 장마전선 마저 6월 하순까지 남부지방에 머물 가능성도 있어 최악의 가뭄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남부지방도 장마 이전까지는‘큰 비’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관측이래 최악 봄가뭄
기상청이 4일 내놓은 ‘2001년 봄철(3월1~5월31일) 강수량 특징’자료에따르면 전국 72개 강수량 관측지점 중 인천(38.5㎜, 평년 202.8㎜) 부산(106.3㎜, 평년 376.1㎜) 등 48개 지역에서 관측 시작이래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46.9㎜의 비가 내린 서울(평년 225.0㎜) 등 16개 지역도 두 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가뭄에 시달리고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가 온 서귀포지역마저 역대 최소 강수량 4위를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근대적 관측 시작이 수십년~100여년 가까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근세 들어 최악의 봄가뭄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고밝혔다.
봄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24.9㎜(충주)~ 377.6㎜(서귀포)의 분포로,특히 서울ㆍ경기, 충청, 영남 내륙지방은 25~60㎜에 불과해 평년의 20~30%에 그치는 극심한 봄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기상청은 전국적으로160~300㎜ 정도는 비가 더 와야 평년 강수량으로 올라서고 해갈이 가능할 것 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장마가 ‘마지막 희망’
올 봄 가뭄의 원인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고기압 때문.중국 화중지방과 몽골고원을 중심으로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발생한 센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 우리나라를 동서로 가로 지르는 기압배치가 형성되자 남과북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이 힘 한번 쓰지 못하고 튕겨나가기를 반복한 것.
기상청에 따르면 6월 중순 제주부터 장마전선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고온건조한날씨가 계속되며, 간혹 비구름이 생기더라도 해갈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제는 장마전선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면서 “장마전선이남부지방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에 비를 뿌리기를 하늘에 빌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