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4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장한 목소리로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나 민심이 좋지 않아 슬프다 ” 며 “한편으론 고통스럽고 한편으론 억울하니 어려운 상황에서 외롭게 노력하고 있는 대통령을 최고위원들이 도와달라”고 말했다.회의에 참석했던 어느 최고위원은 “대통령을 자주 뵙지만 이렇게 절절한 분위기는 처음이었다” 며 “특히 대통령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와달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을 때 착잡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메모한 뒤 “여러분이 건의한 구상을 최대한 검토하겠다”며 당정쇄신이 필요하다는 총론에 공감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인적 쇄신 요구에는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여러분의 뜻을 들은 만큼 앞으로 판단해 처리하겠다”고말했다.
김 대통령은 당정쇄신 요구의 내용에는 원론적 공감을 표시했으나 성명 발표 방식에는 부정적 정서를 드러냈다.
김 대통령은 “모두가 애당ㆍ애국하는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토론은 당내에서 해야지, 밖에서 얘기해 분열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상황을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은 좋지만 실망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감을 갖자”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면서 “97년 대선때 김대중 후보 가지고는 어렵다고들 했지만 결국 이기지 않았느냐 ”고 주변을 격려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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