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화의 노장투수 송진우가 LG전에서 투수출신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대타끝내기안타를 때리자 국내투수들의 타격실력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1982년에 출범한 국내프로야구는 지명타자제를 고수하고 있어 투수들이 타석에들어서는 법은 거의 없다.송진우처럼 팀의 야수들중 대타로 나설 타자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타석에 나서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하지만 국내투수들중지금 당장 타자로 전환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여러 명 있다는 게 야구인들의 생각이다.
프로출범이후 투수와 타자로 성가를 드높였던 선수는 김성한 해태감독이다. 82시즌부터95시즌까지 207개의 홈런을 때리는등 프로야구 간판타자로 활약하는 동시에 투수로서도 통산 15승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김성한은투수라기보다는 타자였다.
프로야구 출범초기 선수가 부족해 양수겸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야구에서 투수가 안타를 친 경우는 모두 60차례 있었다. 김성한이 49번을 차지했다. ‘불세출의투수’ 최동원(한화코치)이롯데에서 뛰던 84년 8월16일 MBC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것을 비롯, 나머지 11번은 전업투수들이 기록했다. 국내 프로야구에는 투수로 입단했다가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이승엽(삼성)이 대표적인 사례. 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했지만 어깨이상으로 타자로 전향, 가장성공한 선수로 꼽힌다. 김응국(롯데)도 타자로 입신한 경우이다. 반면 타자가 투수로 변신해 성공한 적은 없다.
현역투수중 타자로 대성할 소질이 가장 높은 선수로는 해태의 이대진이 꼽힌다.광주진흥고 시절 4번타자로 활약했던 이대진은 김응용 감독이 “팀의 기둥투수만 아니었어도 타자로 뛰는 게 훨씬 좋았을것이다”고 평가했었다.
간혹 타자들의 타격훈련때 타석에 들어서 배트를 휘두르면 10개중 3~4개는홈런이 됐을 만큼 파워와 정교함이 뛰어나다. 두산의 노장 조계현도 고교시절부터 알아주는 타자였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예전만 못하지만 프리배팅을하면 심심치 않게 담장을 넘기곤한다.
송진우도 동국대 재학시절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할 정도로 타격자질이 뛰어났다. 투수들은 선천적으로 손목힘이좋고 아마시절 팀의 중심타자로 뛰었을만큼 야구센스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타자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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