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끊임없이 남과 같아지려 노력하면서도 남과 같아지는 것을 두려워한다.‘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최상의 것을(Bringing the best to everyonewe touch)’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1946년 에스티 로더 여사에 의해 설립된 세계 굴지의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는 이런 여성의 속성을 가장잘 파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에스티로더그룹의 한국법인 ELCA코리아의 크리스토퍼 우드(41) 사장은 뛰어난 비즈니스감각과 특유의 융화력으로 한국시장을 성공적으로 일궈나가고 있다.
197㎝의 훤칠한 키에 할리우드 스타를 연상시키는 외모는 모델을 뺨친다. 외모 못지않게 내면도 매력적이다. ELCA코리아 사장으로 부임한 지 8개월이안 됐지만 한국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그리고 노르웨이어까지 능통하게 구사하는 천부적인 언어 감각에다일주일에 사흘 두시간씩 꼬박꼬박 한국어 공부를 한 덕분이었다.
떡볶이 같은 한국음식을 맛보려고 남대문시장을 직접 찾고, 길거리 과일상에게서 사과를 사며 흥정하는재미가 쏠쏠하다는 그는 벌써 반쯤 한국인이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근무했기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이라는 우드 사장은 “아시아에 근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국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나라에서 살면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각기 다른 문화들을 통합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고 새로운 관점에서 변화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드 사장은 다문화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한다. 1993년 에스티로더 그룹에 입사해 유럽의마케팅 이사, 크리니크 독일의 브랜드 매니저, 크리니크 캐나다 부사장으로 근무한 그는 이 기간 동안 부진하던 판매 팀들을 재조직해 기록적인 판매신장을 이루어냈다.
그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주인공 키팅 선생님이 자주 말했던 ‘카르페 디엠(Carpediem)’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풀이하자면 ‘현재를 즐기자’인데, 사치나 향락으로 인생을 낭비하자는 게 아니라 힘든 일상생활 속에서도 주어진여건에 만족하며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긍정적으로 살아가자는 의미다.
이 좌우명은 그가 생활하고 있는 문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악조건에서도 비즈니스를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엔진이다.
그는 “미국 시장의 유행 주기는 50년인데 한국은 그 주기가 10년 정도로 매우 짧아 따라가기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또 “한국 화장품 업계는 ‘제살 깎아먹기’ 식 할인율 경쟁과 과다한 사은품 제공으로 수익성 감소를 자초하는 것 같다”며 이런마케팅 방식은 결국 소비자나 기업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자신의 한국인 동료들이 영어를 구사하는 만큼 한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뛰어난 비즈니스감각에 타고난 융화력을 갖춘 이상적인 최고경영자(CEO)다.
■ELCA코리아 어떤 회사
에스티로더 그룹은 1946년 미국 뉴욕에서 에스티 로더 여사가 ‘에스티로더’라는 상표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현재 에스티로더그룹은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아라미스, 토미 힐피거, 바비 브라운, 맥, 오리진스, 도나카란, 드 라 메르, DKNY, 제인 등 17개 유명화장품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에스티로더 그룹은 전세계 120여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해에만 총 44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에스티로더 그룹의 한국법인인 ELCA코리아는 1991년 설립됐으며 7개 화장품 브랜드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있다. 직원이 모두 700여명인 ELCA코리아는 지난 해 외국 화장품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에스티로더의 스킨케어 제품은 ELCA코리아 전체 매출액의 3분의 1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한국 여성들의사랑을 받고 있다. ELCA코리아는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백화점 등 모두 32개 백화점에 매장을 두고 있다.
■ My 키워드
△ 카르페 디엠(CarpeDiem)
현재를 즐기라는 뜻의 이 말은 향락과 사치로 인생을 낭비하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항상 힘든 일상을개척해 나가라는 적극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쇠는 달구어졌을 때 치고 새는날아갈 때 쏘아라’는 속담처럼 삶에 역동적으로동참하라는 주문(呪文)이다. 비즈니스가 힘들 때는 항상 이 말을 되새기면서 활력을 다시 찾는다.
△ 쉬는것은 녹스는 것이다
삶은 마치 강 위에 있는 배와 같다고 생각한다. 강물에서 배의 노를 젓지 않고 쉬고 있으면 멈추어 있는 게아니고 뒤로 후퇴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늘 “8시간 잠자고 8시간 일하고 나머지 8시간은 너의 미래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항상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투자하는게 중요하다. 쉬는 자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 크리스토퍼우드 His Story
▲1960년 6월 3일 미국 뉴욕 출생
▲ 학력: 캐나다웨스턴 온타리오대 로스쿨 졸업(1984)/프랑스 INSEAD 경영학 석사(1987)
▲ 경력: 캐나다오타와에서 변호사 생활(1984~1986)/로레알 유럽지역 근무(1987~1993)/에스티로더 그룹 입사(1993)/에스티로더 그룹 유럽ㆍ중동담당마케팅이사(1993~1994)/에스티로더 그룹 크리니크 독일 담당 사장(1994~1997)/에스티로더 그룹 크리니크 캐나다 담당 부사장(1997~2000)/ELCA코리아사장(2000년 10월~)
▲ 취미: 킥복싱,등산, 수영, 테니스
권대익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