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주요선진국 경기침체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급속히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경제의 수출 등 대외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특히 반도체 등 5대 주력품목의 수출의존도가 경쟁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산업의불균형 성장이 가속화하고, ‘스타품목’의 수출감소가 지속될 경우 산업위기는 물론 제2의 경제위기도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4일 관계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올들어1ㆍ4분기 현재 49.4%를 기록, 환란 직전인 1997년(30.6%)에 비해 18.8%포인트나 급등했으며, 98년(38%)에 비해서도 11.4%포인트나 상승했다.
또 GDP대비 무역(수출입)의존도는97년 59.3%에서 98년 71%, 지난해 72.7%로 갈수록 높아져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으면 수출부진→생산위축→투자감소→경기침체의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무역의존도는 20.1%에 불과하고, 경쟁국인 일본(18.1%) , 중국(36.4%) 등도우리보다 크게 낮아 해외 경기침체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수출품 대부분이 가격경쟁력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하락 시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가격을 올리는 일본, 홍콩 등과는 달리 국내 수출업체들은 고스란히 대규모 환손실을 입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유화, 조선 등 5대수출품의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2000년 기준)로 중국(12.3%), 일본(27.7%)등에 비해 높아 ‘스타품목’이 부진할 경우 경제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허약한 체질을 갖고 있다.
재정경제부 김용덕 국제업무정책관은 “반도체이외의 전략산업을 키우지 못한 상황에서 반도체값이 최근 1달러대(64메가D램기준)까지 추락,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IT 등 신성장 산업의 육성과 함께 서비스, 관광,국제컨벤션산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내수산업도 동반성장시키는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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