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이 1일 의회의 탄핵결정을 막기 위해 비상조치를 선포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유도요노 안보 조정장관 등 주요 각료 4명을 해임했다.와히드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유도요노안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아굼 구메라르 교통장관을 임명했으며 알위 시하브 외무장관, 마르주키 다루스만 검찰총장,사르워노 쿠스마앗마자 해양수산부 장관, 카쿠크 수다리얀토 경제조정장관, 비만토로 경찰청장을 해임했다“고발표했다.
와히드 대통령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이번개각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과 화해함으로써 정치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도요노장관이 취임후 4일만에 물러나고 후임 안보장관으로 임명된 구메라르장관은 메가와티 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어 대화 채널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비상조치를 취하라는 와히드의 요구를 거부한 유도요노장관과와히드 정적들의 부패사건을 장기간 수사하고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마주르키 검찰총장을 해임한 것은 향후 비상조치와 정적들에 대한 사법처리등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와히드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 “국가가비상사태에 있으면 비상조치 선포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강경조치를 고려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내가 사임하면 아체지방에서 독립을 선포할 것”이라며 “이러한 것이 바로 위험한 상태로 간주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말했다. 앞서 그는 자카르타 한 사원의 기도회에 참석, “국회에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계획을 중단하도록 1주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임된 모하마드 마흐푸드 국방장관은 이날 “비상조치가내려지면 사임할 것”이라며 비상조치 선포에 대해 반대할 뜻을 분명히 밝혔으며, 비만토로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갖고“의회의 승인등 적법한 절차에 따른 인사가 아니므로 해임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고 나섰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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