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골초라는 불명예는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인 차지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금연의 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연가들의 하루 흡연량은 한국 여성이 세계 1위, 남성은2위라 한다.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성인 1,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흡연율 조사에서도 한국 여성과 남성이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갤럽조사에서는 남성 흡연율도 세계 1위였으니, 한국인 남녀 공히 세계최고의 골초임은 부동의 사실이다.
흡연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져노장층 흡연율은 점차 낮아지는 경향인데도 이런 불명예를 벗어버리지 못하는 것은 청소년 흡연율이 가파르게 치솟기 때문이라 한다.
일선 교사들의 말을들어보면 중ㆍ고ㆍ교생 흡연은 이제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을 정도여서, 담배 피우는 학생을 목격하면 외면을 하게 된다고 한다.
31일 방영된TV 화면이 이 말을 입증해 주었다.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고교생들은 카메라 앞에서 태연히 담배를 피우며 “아무리담뱃값이 올라도 안 피울 수 없어요. 제발 담뱃값 좀 그만 올렸으면 좋겠어요”했다.
담배의 해악은 더 말할 필요도없지만, 특히 여성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한국 여성의 흡연율 1위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여성흡연은 불임 골다공증 월경불순 같은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조산 또는 미숙아 출산 우려도 있다는 것이 WTO의 공식견해다.
흡연이 아무리 개인의 기호라 하지만 국민건강에 미치는해독이 이렇다면, 개인의 판단에 맡겨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에는 금연정책이없다. 아니, 금연은커녕 끽연을 권장하고 있다. 국가가 담배를 만들어 전매품으로 팔아 이익을 남기고, 지자체들은 지방세 수입 증대를 노려 내고장담배 팔아주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전국의 기초 지자체들은 올해부터 지방세 납부고지서에 봉투 뒷면에 지역담배 사주기 캠페인 문구를 넣었고,시장 군수들은 출향인사나 기업인 등을 만날 때마다 공개적으로 이 운동을 한다.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독약을 먹기를 권장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미국처럼 대통령이 나서 담배를마약으로 규정하고, 캐나다처럼 담뱃갑에 구강암 부위 클로즈업 사진을 실어 강력한 경고는 하지 못하더라도, 정부가 담배를 만들어 파는 일은 이제그만두어야 한다. 담배 전매수입에 연연해 담배 전매제도를 포기하지 못할 만큼 가난한 나라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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