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1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섰다.이 총재가 전날 방한 중인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답방은 약속을 한 만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을 상도동 자택으로 불러 “민족반역자 김정일의 방한을 구걸하는 김대중씨와 이에 동조하고 나선 이회창씨는 국민을 속이지 말고 차라리 합당하라고 해라”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이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김정일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는 환상에 빠져있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야당 해체’라는 극한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3김연합의 구체화를 위한 결별선언이 아닐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박종웅 의원은 “워딩 그대로만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이 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남한의 적화와 혼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야당 총재인 이회창씨가 국제사회가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김정일 초청 경쟁에 나선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일이 서울을 방문해 남한 내 친북 세력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는 순간 수 백만 명의 희생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은 예측할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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