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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월드컵과 숙박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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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월드컵과 숙박문화

입력
2001.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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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 연속극 ‘호텔리어’가 볼 만하다. 젊은 연인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얽혀가면서 야망과 갈등 등 호텔을 무대로 벌어지는극의 전개가 빠르게 진행된다.이 연속극은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하는 호텔 종사자들의 긍지와 직업의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줄거리에 빠져들면 자연스럽게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고, 여행문화가 널리 확대되는 현대사회에서 빠질 수 없는 ‘무(無)굴뚝 산업’ 현장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날우리 사회에서 스스로 고쳐나가기 힘든 대표적 분야는 기형화된 숙박업계가 아닌가 한다. 부끄러운 사회풍조를 반영하는이른바 러브호텔은 지금도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온갖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서양의 성처럼 둥근 지붕장식은 이제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모텔 등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 적합한 숙박업소가 운영되는 나라들과 비교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의 사전행사가 요란하다. 이 잔치를 둘러싼 소식이 속속 들려오는 중에 숙박대책이 문제라고 한다.

월드컵특수를 겨냥한 일부 대형호텔 공사가 취소되어 품위있는 호텔객실은 여유가 없고, 깨끗하고 편히 쉴 여관은 찾기 어렵다.

언어 때문에 민박의 호응도도낮다고 한다.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들은 어디에 묵게 할 것인가. 선진 외국의 모텔에서 쾌적하게 숙박해 본 사람들은 러브호텔의 어지러운 분위기가가져다 줄 나쁜 인상이 걱정이다.

■월드컵은올림픽처럼 나라를 일신시켜 줄 기회도 된다. 우리 생활에서 여행은 중요한 일상사가 되었다.

먹고 마시는 향락여행보다자연과 역사의 현장에서 보고 배우는 여행이 되도록 나라와 사회가 함께 노력할 때이다.

삶을 재충전시키는 여행문화는 숙박업소부터 개선을 시작해야한다. ‘호텔리어’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서비스업의 자존심은 손님을 맞는 나라의 자존심과 직결된다. 이번 월드컵대회가 숙박문화를 업그레이드하는계기가 될 수 없을까?

/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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