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고참의 잦은 기합과 폭행으로정신질환이 생겼거나 자살한 경우 국가유공자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서울 행정법원 행정11부(조용호 부장판사)는 31일 문모(35)씨가 “군대 고참의 가혹행위로 정신질환이 생긴 만큼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며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 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심신이 건강한 상태로 입대한원고가 훈련을 못 따라간다는 이유로 ‘고문관’ 취급을 당하며 구타, 기합을 당하는 바람에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생긴 것은 공무 관련성이 있다고인정된다”고 밝혔다.
1986년 군에 입대한 문씨는 뚱뚱한 몸 때문에 구보, 행군에서 낙오하는 일이 많아 상급자들에게 구타당한 후 정신분열증으로87년 의병전역했으나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16일 대구지법 행정부(이국환 부장판사)는 군대에서 자살한 박모 상병의 유족이 “상사의 부당한 체벌에 굴욕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만큼 국가유공자로 봐야 한다”며 대구지방보훈청을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거부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유공자법에 따르면 자해행위의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지 않으나상사의 잦은 폭행과 부당한 대우 등이 박 상병을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보여지는 만큼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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