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200여억원대의 시유지를 매각해 45층규모의 초특급호텔과 콘도식 호텔을 지으려던 야심찬 계획이 무산위기에 처했다.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5,000평(시가 평당 2,000만원)과 한남동 구 면허시험장 부지 3,274평(평당 700만원)에 대한 매각사업이 입찰 참가업체 미달로 유찰됐다.
시는 당초 여의도에는 국제적 수준의 특급호텔을, 한남동에는 서울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콘도식 호텔(레지덴셜 호텔)을 유치할계획으로 그동안 해외투자 유치활동 등을 해왔으나 그러나 30일 실시한 입찰에서 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의 경우 중소 컨설팅업체로 알려진 S사가 단독입찰, ‘2인 이상의 입찰’ 규정에 따라 유찰됐고 한남동의 경우에는 아예 입찰참가자가 한 명도 없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투자 위축으로 막판까지 참여를 저울질하던 국내외 투자자들이 입찰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빌딩 매물 증가로 신축개발보다는기존 빌딩을 매입ㆍ인수해 개발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업계 등에서는 달라진 부동산 환경 등에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전시성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의도의 경우 부지매입에만1,000억원이 들고 호텔 건축에 또 3,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막대한 투자비를 고려하면 수익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라며 “재입찰을해도 참가업체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 1만여평에2004년까지 45층 규모의 초대형 특급호텔을 외자유치 등을 통해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중 5,000평에 대해 지난 3월 400객실 이상의특급호텔(높이 140㎙)로 용도를 지정,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고 공고했다.
또 한남동 구 면허시험장 부지에는 콘도식 호텔을 유치하겠다고발표했다. 시는 이를 위해 그동안 수 차례 국내외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미국과 일본의 유력투자자를 직접 방문, 외자유치 협상도 벌여왔다.
한편 시는 조만간 재입찰방안, 입찰 보류 후 사업변경,입찰 제한조건 완화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향후 추진계획을 결정키로 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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