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9일 해외로 밀반출하려다 경찰에 적발된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 등 3점의 유물을 놓고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측간에 진위가 엇갈려 경찰이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 사건을 먼저 내사한 충남 서산경찰서는 금동불상 3점을 문화재청에 감정 의뢰, ‘문화재적가치 없음’이란 판정을 받고 내사를 종결했다.
당시 문화재위원 문명대(61ㆍ동국대 불교미술사) 교수 등은“금동입상과 좌상 등은 근ㆍ현대 모작품이며 여래좌상은 국적과 시대가 불분명하지만 중국 청대 작품일 가능성이 있다”고감정했다.
그러나 최근금동불상 밀반출 일당 9명을 붙잡은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국립중앙박물관측에 감정을 의뢰, “3개의 불상은 각각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가치 높은 문화재”라는 상반된 판정을 받았다.
이화여대 강우방(60) 교수는 “모조품이라고 판정한 문화재청의 감정결과를 이해 할 수 없다”며 “도금과 녹 상태 등도 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의 정밀감식 결과, 고려시대 것으로 확인됐다“고밝혔다.
반면 문교수측은 이날 “감정 당시 문제점은 없었다”며 “국립중앙박물관측의 감정이 오히려 이해가 안된다”고 반박했다.
고고미술사학계는두 교수 모두 이 방면의 권위자라는 점에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경북대 출신의 문 교수는 동국대 박물관장 한국미술사학회장을 거쳐현재 불교미술사학회장에 재임 중이며, 현재 문화재위원인 강 교수는 국립경주박물관장을 거친 불교미술 전문가이다.
한편 경찰은“금동불상 등이 모조품으로 확인될 경우 밀반출로 구속된 일당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상을 도굴해판 윤모(37ㆍ구속)씨에게 사기 당한 피해자로 둔갑하게 된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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