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자’는 영화들이 있다. 등장인물이 서로 상대를 얼마나 기발하게 잘 속이느냐를 놓고 경쟁한다.나아가 관객까지 멋지게 속이려고 영화는 치밀하게 구상하고, 반전과 복선의 잔치판을 벌인다. 게임에 엄청난 돈이 걸려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그 돈을 위해 살인과 폭력도 서슴지 않는 갱이나 전과자들이 주인공이어야 신나는 액션이 있고, 영
‘레인디어 게임’(Reindeer Game)은 이런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심지어 우연성과 그로 인한 해프닝이 주는 재미까지 생각했다.
차량절도범으로 수감된 루디(벤 애플렉)가 출감하면서 감옥에서 살해된 카지노 직원이었던 동료 닉(제임스 프레인)의 펜팔 여자친구 애슐리(샤를리즈 테몬)를 만나고, 미모에 반해 닉이라고 속이면서 사건에 말려든다. 애슐리의 오빠가 크리스마스에 닉이 근무하던 카지노를 털려고 그를 앞세운다.
이때부터 영화는 당황해 하고, 틈만 나면 도망치려 하는 루디를 중심으로 블랙코미디를 연출한다.
그것이 지나고 나면 예정된 각본처럼 이 모든 것이 실제 죽은 것이 아닌 닉과 애슐리의 계략이었음을 반전에 반전을 거쳐 밝혀지고….
그러나 이런 장르의 영화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너무나 상투적이어서 웃음도, 짜릿한 맛도, 지적인 즐거움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노장 존 파랑켄하이머 감독은 독창성이 없어 보이고, ‘진주만’으로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배우 벤 애플렉에게 능청스런 코미디는 역부족이다. 9일 개봉.
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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