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괴테는복숭아를 상으로 주겠다는 말을 듣고서야 혼자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는 연인을 위한 선물로 달콤한 과자와 초콜릿을 준비했으며, ‘세상은 한 접시의 정어리 샐러드’ 라고 노래했다.‘훌륭한 요리 앞에서는 사랑이 절로 생긴다’ (괴테 지음ㆍ황금가지발행)에서는 ‘대문호 괴테’가 아닌 ‘미식가 괴테’ 를 만날 수 있다.
그는 뜨끈뜨끈한 튀김요리를 먹느라 강의를 빼먹었고,아껴뒀던 후식까지 빼앗아 먹은 손님을 “패 죽여야 한다”고 적었다.
그가 죽기 3개월 전 점심 메뉴는 거위 간 요리와 노루 등심 요리,갈비, 사과 무스였다. 괴테는 ‘이탈리아 기행’ 등의 작품에서 사랑하는 요리를 충실하게 기록하는 일에도 힘썼다.
그는요리 재료의 산지와 수확 시기, 요리법과 구입장소까지 꿰뚫고 있었다. ‘훌륭한…’ 에서는 올해 서른 두 살의 요리사 마르첼로 파브리가 정리한 괴테 시대의이탈리아 요리방법도 함께 실었다.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가즐겼던 요리를 방송작가인 게오르크 베트가 재현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함께 하는낭만의 요리’(해냄 발행)도 나왔다.
슈트라우스는 고정화한 식단의 정선된 음식을즐기는 통상적인 의미의 미식가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소박한 곳에서는 편안하게, 최상의 장소에서는 최고의 미각을 추구한 남다른 ‘음식 철학’의 소유자였다.
그는 스위스 치즈와 달걀 과자, 내장 요리를 즐겼지만, 재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아무 것도 없다면 감자나 먹지”라고 태평하게 말할 줄 알았다.
오랜 친구인 브람스와 함께 한 만찬식탁은 헝가리식 스튜와 소갈비 구이, 프라이드 치킨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브람스는 슈트라우스의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에 대해 “내작품이 아닌 것이 유감”이라며 경탄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