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심리를 맡은 법원이 무려 15시간 동안 재판을 진행, 새벽에야 심리를 마쳐화제가 되고 있다. 재판은 통상 오후 6시 내에 끝나고 간혹 자정무렵까지 진행되기도 하지만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전례는 아직 없다.30일 서울지법에 따르면 형사합의21부 장해창 부장판사 및 2명의 배석 판사는 29일 오전10시부터 특별 기일을 열어 다음날 오전 2시에야 심리를 마쳤다. 겨우 짬을 낸 30분씩의 점심ㆍ저녁 식사 시간을 빼면 꼬박 15시간 동안 ‘마라톤재판’을 진행한 셈.
재판부가 맡은 이 사건은 수사기록이 방대하고 복잡해 법원 내에서도 난제(難題)로 손꼽히고 있다. 재판부는“관련 피고인의 1심 구속만기일이 오는 7월 초여서 최대한 재판을 서두르다보니 새벽까지 재판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형사합의21부는 지난 기일에도오후 11시까지 재판을 했고 지난 3월에도 7시간여 동안 휴정없이 재판을 강행해 검사가 피고인 신문 도중 목소리가 갈라져 다른 검사가 대신 신문을대신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법원의 단호한 방침에 변호인과 검찰 관계자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날 새벽까지 재판에 참석했던 한변호사는 “외국의 경우에는 밤 재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벽까지 재판을 진행한 것은 법조계에 전무후무한 일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 검찰 관계자도 “늦도록 이어지는 마라톤 재판으로 가정불화까지 생길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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