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동 성범죄자' 韓-美 판이한 대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동 성범죄자' 韓-美 판이한 대처

입력
2001.05.31 00:00
0 0

▼韓, 몸으로 때운후 다시 '어슬렁'▼주부 L(34)씨는 1주일 전딸(5)의 성추행범을 피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으로 도망치다시피 집을 옮겼다.

지난해 9월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등에서 L씨 딸의 몸을 상습적으로 더듬다 발각돼 실형을 선고받은 K(37)씨가 6개월만에 출옥했기 때문. L씨는 “지난 일을 두고 K씨한테 이사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아예 우리가 짐을 꾸렸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토막시체로 발견된김윤지(4)양 살해사건의 범인 최모(40)씨도 1998년 미성년자 강제추행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아동 성폭력 사범의 재범률은 높은 편이지만 대책은 전무해 추가 범죄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동 성폭력 피해 부모들의 경우성폭력 범죄자가 처벌을 받은 뒤 한 동네에 살면서 또 자녀들에게 접근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 성폭력상담소 따르면 피해 아동 부모 대부분이 사건이 발생한 동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성폭행범의 재범률이 통계적으로 파악된 것은 아니나 범인을 잡고 보면 동종 전과가 있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홍진표(洪鎭杓ㆍ39)교수는 “아동성추행범은 성적으로 어린이들만을 선호하는 ‘소아성애증(pedophila)’ 질환자이기 때문에 재범을 저지르는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형벌을강화하거나 감시장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경우 각 경찰서에SSU(Social Service Unit)라는 조직을 두고 성범죄자에 대한 집중적인 감시활동을 펴는 한편 아동 성폭력범들은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해 성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성범죄자의 명단과 주소, 사진 등을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공개, 성범죄 재발방지를 위한 일반인들의 자구조치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어린이보호재단 이배근(李培根ㆍ58)회장은 “아동성폭력범이 주소지와 직장을 옮기더라도 파출소에 신고토록 하고 반상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인지시켜 피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美, 범인 집.車에 '위험' 경고판▼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시 법원이 성범죄자의 집 앞과 차량에 성범죄경고판을 부착토록 명령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 법원의 마누엘 바날레스 판사는 지난 18일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로실형 대신 선고유예나 보호관찰을 명령받은 21명에 대해 집 앞과 차량에 ‘위험:성범죄자 이곳에 살고 있음’ ‘위험:性범죄자가 이 차에 타고 있음’이라는경고문과 함께 신고할 전화번호를 적은 경고판(가로 61㎝ㆍ세로 48㎝)을 부착토록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바날레스 판사의 판결은미국 개척 초창기에 간통한 여인에게 주홍글씨로 옷에 간통을 상징하던 ‘A’(adultery)자를 평생 붙이게 한 것과 비슷한 것이다.

현대판 ‘주홍글씨’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 경고판 부착 명령을 받은21명중 1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2명은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 주민의 상당수는 “절도와 살인 등 다른 범죄자에게도 경고판을 부착하도록 해야 한다”며바날레스 판사의 편을 들고 있다.

이 조치가 야만적이고 가혹하다는 비판 여론도 나오자 바날레스 판사는경고판 부착대상을 14명으로 축소하기는 했지만 “성범죄자들은 자신 이외에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바날레스 판사는“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성범죄자의 명단과 주소 및 사진을 공개하고 있지만 성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는 빈민층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거나 신문도보지 않는다”며 이 같은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