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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MD 승인 반대 배경 / "군비경쟁, 美패권주의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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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MD 승인 반대 배경 / "군비경쟁, 美패권주의 막아라"

입력
2001.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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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29일 미국의 미사일 방어(MD)계획의 승인을 거부하고 계속 이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나토는 그러나 미국의 MD 체제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살려주었다.나토는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19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MD 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시간을 갖고 미국과 협의를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미국의 MD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주도한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은MD 계획에 대해 협의를 갖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했으나 어떤 미사일 방어계획도 나토 동맹국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는점을 명시했다.

성명은 또 ABM 협정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위협이라는 개념을 적절히 평가하고 나토의 공동안보에 영향을 끼치는전략적 문제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나토가미국의 MD계획을 거부한 것은 이로 인한 군비경쟁 촉발을 가장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1972년 당시 미국과 소련간에체결돼 지난 30년간 세계의 핵 억지력 역할을 해 온 ABM 협정이 미국의 주도로 일방적으로 파기될 경우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 인도 등의 무기경쟁으로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나토가 MD 계획의 승인을 유보한 것은 또한 미국의 일방적인 패권주의를 막으려는 견제 목적으로도볼 수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의 3대 강국이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세계를 이끌어가기 위해 유럽 통합을 강화한다는 입장에서 볼 때미국의 MD 계획을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이번 회의에서 ABM 협정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모습이다. 나토가 지난해 발표했던 공동 성명에서 ABM 협정을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라고 지적해 ABM 협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점을 감안할때 미국측으로서는 성과라면 성과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MD 체제 추진을 위해 유럽은 물론 각국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설득에 나서는 등 전력 투구를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최대 군사동맹체인 나토가 보인 이번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러시아의 긍정적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6월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이 같은 성명이 발표된것은 미국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미국은 다음 주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 회담과 6월 13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설득을 한층 강화할것으로 보인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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