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陳稔) 경제부총리가 모처럼 해외에서국제투자자들을 만난다.국제금융연구소(IIF) 홍콩총회에 참석하는 진 부총리는 6월1일 현지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갖고 국제투자은행과 주요펀드 등세계 금융시장의 ‘큰 손’들에게 ‘바이 코리아(BuyKorea)’를 당부할 예정이다.
진 부총리는 작년 8월 취임후 다섯번 해외출장을 다녀왔다.그러나 수많은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질의응답을 통해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설명회(IR) 참석은 지난해 9월 런던 설명회 이후 8개월만이다. 웬만한대기업도 분기에 한번은 투자설명회(IR)을 갖는데, 국가IR이 이 정도라면….
대외신용 제고와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국제투자가들과의 만남이 뜸한 데는 까닭이 있다. 증시가 나쁜데, 국회가 열리는데, 대통령이 언제 찾을지 모르는데 ‘어떻게 부총리가 한가하게 해외나 다니느냐’는 주변의 입방아가첫째 이유다.
진 부총리도 글로벌시대를 거꾸로 가는 낡은 인식을애써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 같지 않다.
작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때는 증시가 추락하자 출국을 연기, 현지 강연약속이 변경되는 해프닝을빚었고 올 1월엔 대통령 호출가능성을 이유로 다보스 포럼 참가를 하루전에 취소해 ‘한국은 믿기 힘든 나라’란 비판을 샀다. 때늦었지만진 부총리의 홍콩행을 반기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진 부총리는 아직도 월가(WallStreet)를 밟아보지 못했다. 전임 이헌재(李憲宰)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월가는 세계자본의 심장부로서 런던 홍콩과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월가 출신의 한 금융계인사는 “환란을 겪었고 좋든 싫든 월가 자본주의의 직접 영향권에있는 나라에서 경제팀장이 2년 가까이 월가를 노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지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냉혹한 국제자본시장을 움직이는 것도 결국은 서로의믿음이다. 국가신인도 역시 작은 신뢰가 하나씩 쌓일 때만 올라갈 수 있다. 모두들 IMF 관리체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잊은 모양이다.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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