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의살아있는 역사교과서인 영도다리가 헐리게 될 현실이 슬프다. 지난 세기를 식민지와 전쟁, 수출과 민주국가로의 이행이라 정의한다면 그 중심에는 언제나부산이라는 항구도시가 배경이 되었고, 그곳을 상징하는 곳이 영도다리일 것이다.1934년 일제에의해 개통된 후 어두웠던 한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을 준 다리. 그리고 살아 돌아올 때, 인내와 다짐의 눈물을감추며 오늘 우리의 희망과 교훈이 있게 한 다리.
그 다리가 지금철거위기에 있다. 영도다리 철거논쟁의 원인은 구 부산시청 부지에 107층 높이의 제2 롯데월드를 계획하면서 시작된다.
시는 1997년 12월 예상되는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왕복4차선인 영도다리를 헐고 6차선의 새 다리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60년이 넘은 구조물로서기능이 열악해 철거 후 재건설을 하자는 시의 입장에 맞서 반세기 애환을 간직한 역사유산으로서 다리가 보존되어야 한다는 시민의견이 팽팽히 대치하고있다.
부산시민들은 다리보존을위해 1월 ‘영도다리를 생각하는 사람의 모임’과 2월 ‘부산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을 결성했고, 회원수도 두세 달 사이 1,000여명에 육박하고있다.
또 4월에는 영도다리에 관한 공청회와 이벤트, 인터넷상에 영도다리에 얽힌 추억과 자료를 올리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시민들은 대안으로과거부터 언급되었던 해저터널 건설이나 자갈치시장쪽으로 우회 다리를 검토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와 함께 영도다리를 퐁네프다리나 템즈강의 타워 브리지와같이 명물로 가꾸자고 제안한다. 관계당국은 좀더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다원적 가치를 정책에 반영했으면 한다.
또 영도다리를 용두산공원에서남포동, 자갈치시장, 그리고 영도다리와 태종대를 연결하는 역사문화 중심축으로 발전시키길 기대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옛 추억과 시민의 갈망을연결하는 아름다운 명소로 남기를 바란다.
유상오·내셔널 트러스트운동 관리·운영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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