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우차 인수를 희망하는 GM이 어제 인수제안서를제출함에 따라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부터 대우차 채권단과 공식 협상에 들어간다.오랫동안 우리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는 대우차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신속한 처리는 경기 회복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 확실시되어 이번 협상은 좋은 소식임에 틀림이 없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활황 모습이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대우차 매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올 연말이나 내년초가 되어야 일단 마무리가 된다. 그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마치 매각이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처럼 앞서가고 있어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협상이제 3국에서 이루어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정부와 정치권은 잘 알아야 한다.
협상 당사자들은 ‘공정한 입장에서 투명하고 신속한 진행을 위해’라고 밝히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이유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다.
인수 조건에 관한 이견보다는 이들의 쓸데없는 간섭으로 협상이 깨지는 불상사를 처음부터 확실히 방지하자는것이다.
대우차는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포드와의 매각 협상에서 정부 및 정치권이 보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그것이다.
당시 이들은 포드측이 가격을포함해 어떤 인수조건을 제시했는지, 마지막 서명 때까지 비밀이어야 할 사항을 서로 경쟁적으로 떠벌렸다.
결과는 협상 결렬이었고, 그 엄청난 부담은 결국 국민들이 져야 했다.GM도 1999년 수의계약 진행 당시 이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
그래서 양측은 보안유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장소를 나라밖으로 옮긴 것이다.무척 부끄럽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 3국 협상’ 사실은 민주당 고위 당직자가 밝혔다. 그는 “소기의 성과가 나오도록 협상이 잘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지만, 왜 그가 협상일정을구체적으로 언급했는지 의아할 뿐이다.
정말로 이번 협상의 성공을 바란다면 정부와 정치권은 말을 아껴야 한다. 최소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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