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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인사이드 / "밤손님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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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인사이드 / "밤손님을 잡아라"

입력
200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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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손님’을 모셔라.최근 재래시장을 필두로 할인점, 홈쇼핑 등 유통업계에 야간 쇼핑객이 급증하면서 개장 시간 연장, 밤 시간대 특별 할인 등 ‘올빼미 쇼핑객’을 잡으려는 경쟁이 불꽃을 튀긴다.

▲ 올빼미 쇼핑족의 유래

‘올빼미 쇼핑’의 원조는 재래시장인 서울 동대문상가.

밀리오레 홍보팀 김대열(39) 과장은 “원래 지방 도매상인들을 대상으로 새벽까지 장사했던 동대문 시장에 4~5년전부터 소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쇼핑몰인 프레야타운, 밀리오레, 두산타워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심야쇼핑’이라는 신풍속도를 만들어냈다”며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다양한 것도 올빼미족 증가에 한 몫을 했다”고 말했다.

동대문 밀리오레와 두산타워는 각각 오후 9시~오전 5시, 오후 6시~12시 동안의 야간 매출이 6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심야쇼핑객을 위한 음식점, 놀이시설 등 부대시설은 필수다. 반면 비슷한 대형 쇼핑몰이 있는 남대문 상가는 야간 매출이 30~40% 수준. 교통 노선이 다양하지 않고 직장인 고객이 대부분인데다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쇼핑 문화가 변한다

보통 할인점의 하루 최고 매출 시간대는 퇴근을 전후한 오후 4시~6시지만 최근 오후 6시 이후 매출이 점점 느는 추세다.

신세계 E마트의 경우 지난해 36개 전 점포의 시간대별 매출은 오후4시~6시가 21.6%로 가장 많았고 폐점 시간을 앞둔 오후8~10시(19.2%)가 두번째였다. 특히 무더위가 이어지는 6월부터 10월까지는 올빼미 쇼핑객의 급증 시기.

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해는 이런 추세가 더욱 두드러져 신세계 E마트의 5월중 오후 6시~10시 매출은 45.2%로 절반에 가깝다. 할인점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이달 들어 오후 7시 이후 매출 비중이 30%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신세계 E마트 마케팅팀 이인균(44) 실장은 “할인점 고객의 약 60%가 부부 쇼핑객이며 특히 저녁시간에는 남성 고객이 아주 많다”며 “퇴근 후 부부, 자녀가 함께 차를 몰고 와서 시장을 보는 쇼핑문화가 정착된 것이 올빼미 쇼핑객 증가의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할인점의 심야 쇼핑 때 가장 잘 팔리는 품목은 야채와 가전ㆍ냉방용품. 폐점 시간이 가까운 저녁때면 야채를 낮보다 싸게 파는 ‘타임서비스’를 실시하고 고가인 가전ㆍ냉방용품은 대개 부부가 구입 결정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홈쇼핑 방송도 심야쇼핑객의 세상이다. CJ39쇼핑이 4월 한달간 시간대별 매출점유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후11~자정이 가장 높아 11%였으며 오후9시부터 새벽1시까지 점유율은 33.1%로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넘었다.

반면 주부가 혼자 TV를 보는 낮12시~오후1시 매출비중은 5.9%에 불과했다. 고객관리팀 권혜영(34) 차장은 “가족들이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방송을 보면서 함께 구매를 결정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올빼미 쇼핑객 잡기 나섰다

이 같은 심야쇼핑 추세에 따라 유통업계의 판촉 활동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재래시장인 두산타워는 건물 내의 패스트푸드점은 새벽 5시까지, 음식점도 새벽2~3시까지 열어 심야 쇼핑객들을 맞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현재 산발적으로 시행되는 생식품의 ‘타임 서비스’ 품목과 할인율을 대폭 강화하고 심야 가족 쇼핑객을 위한 캐릭터쇼 등을 할 예정이다.

신세계 E마트는 밤 시간대 고객 증가에 따라 5월 들어 대구 3개 점포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한 시간 연장했으며 6월 1일부터 전 점포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 차를 갖고 오는 야간 고객들을 위해 야간 주차요원 수를 늘리기로 했다.

CJ39쇼핑은 심야쇼핑객을 위해 최근 오후9시~새벽1시 생방송에 매출단가가 높은 가전제품 및 컴퓨터 방송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더 배치했다.

노향란기자 ranh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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