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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MD처리 벼랑끝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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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MD처리 벼랑끝 협상

입력
200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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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미사일방어(MD) 체제추진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구애’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폐기을 싸고 양국의 줄다리기가 치열하다.특히 양국은 이 문제 처리가 향후 세계무대에서의 주도권을 결정하고 국내외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분수령이라는 점을 인식, 내달 양국 정상회담까지 ‘벼랑 끝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미국이 국내외에서 회의적인 여론으로 코너에 몰리는 초조한 국면인데 반해 러시아는 이번 기회에 ABM 카드를 무기감축은 물론 경제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배짱을 내밀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최근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함에 따라 조지 W 부시 정부의 행동반경이 위축되고 있는 점도 러시아에게는 호기가 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28일 미국의 S-300 미사일구매 요청 등 첫 번째 제의를 가볍게 거절함으로써 이견조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으로부터) 아직 그런 제안을 받지 못했다”면서 “제안을 받더라도 이는 ABM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S-300 미사일은 공중 방어용이지 대 우주용 무기가 아니므로 ABM 협정과 관련이 없다”, “ABM 협정은 군축을 위한 10여개 조약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쉽게 폐기할 수 없다”는 등의 논리적 근거도 제시했다.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가 미국 제안을 일축한 것에 대해 미 정부가 실망하고 있다”며 “MD 정책 자체가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29일 “최근 미국의 대 러시아 제안은 주변국 의사와 관계없이 MD를 강행하겠다던 부시 정부의 입장이 변화하는 서막”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최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접근방식은 ‘제한적인 미사일 방어정책’을 추구한 빌 클린턴 정부의 입장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러시아는 대미 강경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 미국의 제안에 대해 싫지않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제안해 온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는 최고 군사위원회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ABM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국은 내달 16일로 예정된 정상회담까지 공식ㆍ비공식 접촉을 통해 입장차이를 조율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지지 국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콜린 파월 미국 국무부 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MD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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