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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루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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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루벤스

입력
200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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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년 5월30일 플랑드르의 화가 페터 파울 루벤스가 안트웨르펜에서 죽었다. 향년 63세. 루벤스는 아버지가 정치적 이유로 피신해 있던 독일 베스트팔렌의 지겐에서 태어났지만, 10살 때 고향인 안트웨르펜으로 돌아온 뒤로 생애의 대부분을 이 도시에서 살았다.루벤스의 대표작은 파리 뤽상부르 궁전의 연작 벽화 ‘마리 드 메디시스의 생애’다. 바로크 회화의 표본이라고 할 만한 이 21면의 대작은 밝고 관능적인 색채와 웅려한 구도 등 루벤스 예술의 특질들을 집대성하고 있다.

루벤스의 고향인 안트웨르펜은 플랑드르의 중심 도시다. 프랑스어로는 앙베르스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앤트워프라고 부른다. 16세기 들어 이 도시는 스페인의 신대륙 무역과 포르투갈의 동인도 무역을 안아맡는 유럽 제일의 무역항으로 성장했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주식 거래소가 생긴 곳도 여기다. 안트웨르펜은 주로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세공업으로도 유명하다. 안트웨르펜 중앙역과 연결된 지하철역 이름이 디아만트(다이아몬드)일 정도다.

안트웨르펜을 중심으로 삼는 플랑드르는 프랑스어 사용 지역인 왈론과 함께 벨기에를 이루는 두 지역 가운데 하나다.

플랑드르는 프랑스어 이름이고, 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플랑드르어(네덜란드어 방언)로는 블렌데렌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는 더 익숙한 것은 영어 이름 플랜더스일 것이다.

플랑드르는 영국의 여성 작가 위다의 동화 ‘플랜더스의 개’덕분에 많은 어린이들의 마음 속에서 불멸의 자리를 얻었다.

이 슬프고 아름다운 동화 속에서, 루벤스 같은 화가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네로가 다스 할아버지와 늙은 개 파트라슈와 함께 꾸려가는 가난하고 순정한 삶은 어느 성당의 루벤스 그림 앞에서 네로가 파트라슈를 안고 얼어 죽는 것으로 끝난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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