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 소장 의원들이 29일 밤 긴급 회동을 갖고 ‘성명파’의 결속확인 및 추가 세 확산에 나선 것은 이들이 사실상의 배수진 치기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특히 이날 회동은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이 쇄신 요구의 한 복판에 있는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온 것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2차 성명파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이날 밤 11시에 회동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의 충정이 당내 갈등으로 왜곡돼 비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회동에는 1차, 2차 성명에 참여한 9명의 초ㆍ재선 의원 외에 동교동계인 정동채(鄭東采) 의원을 비롯, 이재정(李在禎) 이호웅(李浩雄) 강성구(姜成求)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이 추가로 참여, 14명이 모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재정 이호웅 강성구 의원 등은 연수원장, 대표 비서실장 등의 당직을 맡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의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자신들이 본격적인 세 확산 작업에 들어갔음을 숨기지 않았다.
또 이날 회동에 정동영 최고위원이 참석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범 동교동계를 비롯한 당내 구세력의 타깃이 돼 있는 정 최고위원이 직접 상황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회동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이 갖는 적잖은 한계도 함께 드러났다. 이들은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요구사항을 구체화하는 시도를 했으나 요구수준을 놓고 의견이 갈려 결론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당 지도부가 마련한 31일의 의원 워크숍의 결과를 보고 다시 요구사항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내부 의견 통일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을 직감케 했다.
또 당내에는 소장 의원이면서도 성명파의 행동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제3의 세력이 힘을 키워가고 있는 데다 자신들의 움직임이 정동영 사단으로 오해받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30일부터 성명파 의원들을 개별 접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조순형(趙舜衡ㆍ5선) 의원과 장영달(張永達) 의원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중심이 된 ‘여의도 정담’ 모임 소속 일부 의원들도 이날 성명 참여 의원들의 주장에 지지를 표명, 세를 더해 줬다.
이날 모임에는 소속의원 13명 중 좌장 격인 조 의원과 장 의원 외에 초선 중 비교적 중량감이 있는 이재정(李在禎) 이호웅(李浩雄) 의원, 1차 성명을 주도한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 5명이 참석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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