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4시55분께 서울 송파구와 광진구를 잇는 올림픽대교 주탑에 올림픽 성화 모양의 대형 조형물 설치작업을 하던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CH-47(시누크) 헬기가 주탑 상단과 충돌한 뒤 추락했다.이날 사고로 조종사 전홍엽(44) 준위와 부조종사 남인호(40) 준위, 기관사 김우수(24) 중사 등 탑승자 3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당시 올림픽대교에는 작업을 위해 교통을 통제한 상태여서 다행히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목격자 구본형(52)씨는 “헬기가 올림픽대교 주탑 위에 조형물을 얹어놓은 뒤 매단 줄을 풀다 헬기 로터가 싣고온 조형물과 부딪쳐 꺾이면서 추락했다”며 “헬기는 다리 난간과 충돌, 순식간에 두동강 나 앞부분은 강물로, 뒷부분은 상판 위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군은 특전사 스쿠버 팀 46명을 긴급 투입, 수중 수색작업을 벌여 전 준위 등 3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사고는 전날인 28일 접시 모양의 4.5톤 받침대를 주탑에 내려놓은 데 이어 이날 오후 불꽃 모양의 6.3톤짜리 조형물을 설치하려다 일어났다.
현장 작업에 참여한 한 군인은 “전날 바람이 심해 포기한 불꽃 모양 조형물 설치를 이날 재시도하던 중 일어났다”며 “작업 전 두 차례에 걸쳐 현장 정찰 및 예행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군과 경찰은 “작업 당시 강풍이 심하게 불었다”는 현장 작업자들의 진술에 따라 헬기가 강풍으로 조종불능 상태에 빠져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서울시는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25일부터 주탑 상부에 올림픽 성화를 본뜬 높이 13㎙, 직경 9㎙의 횃불 모양의 조형물 설치 작업을 해왔으나 조형물이 10톤을 넘어 민간 헬기로는 작업이 불가능해 육군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 CH-47 시누크 헬기
미국 보잉사가 공중 기동작전 목적으로 1961년 개발에 성공한 대형 수송 헬기. 우리 나라에는 87년 처음 도입돼 88년부터 일선에 배치됐다. 최대 속도 172노트, 항속거리 507㎞이며 최대 무장병력 44명과 2~8톤 규모의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