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의 9,000점이 깨졌다.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로만 세브르레(26ㆍ체코)가 28일 오스트리아 괴치스에서 열린 세계육상경기연맹 10, 7종경기 대회인 히포미팅 10종경기서 9,026점을 얻어 종전 세계기록(8,994)을 32점 경신했다. 종목의 다양성과 체력적 어려움 때문에 우승자는 ‘가장 위대한 스포츠인’이라는 칭호가 붙는 이 종목에서 9,000점은 인간한계로 여겨져 왔다.
20세기 위대한 10종경기 선수중 하나인 댄 오브라이언(미국)은 8,824점에 그쳤고 세계기록 보유자 토마스 드보랙(체코)은 1999년 7월 처음으로 8,900점을 훌쩍 뛰어넘는 세계기록을 세웠지만 마지막 1, 500㎙서 부진, 9,000점 문턱에서 좌절했었다.
첫날 100㎙, 멀리뛰기, 포환, 해머던지기, 400㎙서 드보랙의 종전기록보다 12점이나 앞서 기록경신 가능성을 보인 세브르레는 둘째날 원반, 110㎙허들,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서 8,228점을 얻은 뒤 경이적인 9,000점 돌파를 위한 마지막 관문에 도전했다.
마지막 1,500㎙서 본인의 최고기록은 4분28초대. 9,000점 돌파를 위해서는 4분25초 내에 들어와야만 했는데 그는 자기기록을 무려 7초나 앞당긴 4분21초98을 마크, 798점을 얻어 인간한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세브르레는 멀리뛰기(8m11) 원반던지기(47m92) 창던지기(70m16)와 1,500m서 자기 최고기록을 넘어섰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드보랙은 자신의 기록에 한참 못 미친 8,527점(3위)에 그쳤고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릭 눌(에스토니아)은 8,60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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