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과 도봉산 일대에 고층건물이 대거 들어설 것으로 보여 심각한 경관훼손이 우려된다. 특히 도봉구 우이동길과 도봉로, 쌍문동길 등 미아리 일대에서 경기 의정부시 경계에 이르는 도로변 지역의 건물높이 제한이 해제돼 도봉구 전체가 고층건물로 둘러싸여 산이 가려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도시계획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4층 이하 건물만 들어설 수 있는 ‘4종 미관지구’ 건축제한 규정이 크게 완화해 사실상 층수 제한이 풀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북한산ㆍ도봉산 생명 평화 시민연대’는 28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쌍문동 512에서 423 일대에 이르는 우이동길 1,000㎙ 구간 4종 미관지구를 고층 제한이 없는 일반미관지구로 변경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또 이 일대에 고층 건축이 허용됨에 따라 북한산ㆍ도봉산 조망권은 물론, 일대 자연경관도 크게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미관지구 변경추진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우이동길 지역을 일반미관지구로 바꾸면 우이동 만남의 광장부터 4ㆍ19 네거리까지 전 지역이 머지 않아 고층 아파트 숲으로 변할 것”이라며 “이 일대를 고도제한지구나 자연경관지구로 지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취재진이 이날 도봉구 쌍문동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미 곳곳에서 고층 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미관지구로 변경돼 층수 제한이 풀린다는 소문에 우이동길 중간쯤에 자리잡은 쌍문동 422 창원파크맨션(3층) 일대는 이미 15층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 일대 다른 저층 연립주택들도 재건축을 추진중이거나 이미 조합을 결성한 상태이다.
이렇게 될 경우 우이동길은 고층 건물들이 양쪽으로 들어서 북한산과 도봉산을 거의 가리게 된다. 주민 오덕규(26)씨는 “눈앞의 산봉우리를 보는 맛에 이곳에 살고 있는데 층수 제한이 풀리면 숨이 막혀 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을 4종 미관지구에서 해제하는 것은 법령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일대의 도시계획 변경은 도봉구 의회 의결을 거쳐 시의회 의견청취를 거쳤으며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만 남겨 놓고 있는 상태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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