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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기 SK엔크린배 명인전 중간결산 - 관록의 조훈현·유창혁 공동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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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기 SK엔크린배 명인전 중간결산 - 관록의 조훈현·유창혁 공동선두

입력
2001.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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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다.’ 제32기 SK엔크린배 명인전 도전권은 역시 관록의 실력자가 거머쥘 듯하다.한국일보사가 주최하고 SK㈜가 후원하는 SK엔크린배 명인전 본선리그 전반부 대국 결과 조훈현 9단과 유창혁 9단이 각각 4연승을 질주하며 공동선두에 올랐다. 이어 최명훈 8단(23일 승단)이 3승 1패로 3위, 양재호 9단이 2승 1패로 뒤를 잇고 있다. 나머지 기사 중에서는 목진석 5단만이 2승 2패로 승수를 챙기고 있을 뿐 임선근 9단, 윤석현 6단, 이성재 6단 등은 전패를 기록하고 있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본선리그 상위 4명에게 돌아가는 차기 본선에서의 시드 확보도 낙관할 수 없다.

상위권이 가려진 지금부터가 피를 말리는 접전의 시작. 특히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4명의 기사들은 아직 서로 대국을 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흥미롭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공동 선두를 달리며 도전권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 있는 조훈현 9단과 유창혁 9단의 대결. 두 기사의 대국은 본선 리그 일정 중 가장 늦은 8월 말께나 열릴 예정. 현재 두 기사의 컨디션을 볼 때 도전기 못지 않은 치열한 대국이 예상된다.

지난 3월, 국수전에서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3연승으로 쾌파하고 타이틀을 되찾은 조훈현 9단은 이후 승승장구하며 전성기의 기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 현재 후지쓰배 8강에 올라있는가 하면 왕위전 본선리그에서도 4전 전승으로 도전권 확보 가능성을 높였다. 25일 중국 시안(西安)에서 벌어진 제3회 춘란배 준결승에서 왕리청(王立誠) 9단에게 아깝게 패했을 뿐 그 전까지 연전연승을 기록해 왔다.

유창혁 9단도 마찬가지. 지난 해 삼성화재배 세계오픈에서 우승을 일궈내긴 했지만 다른 대회에서는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던 유 9단은 최근 들어 다시 예리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창혁의 기세를 잘 보여주는 것은 춘란배. 준준결승에서 중국의 무서운 신예 콩지예(孔杰) 5단을 물리친 데 이어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마지막 기대주 왕레이(王磊) 8단을 불계로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현재 왕리청 9단과의 결승(6월 22일부터 3번기)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 일본 기계를 평정하고 있는 왕 9단이 철옹성 같기는 하지만 가속도가 붙으면 파죽지세로 나아가는 유 9단의 기품으로 보아 우승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 9단이 춘란배를 거머쥐면 이후에 열리게 될 조 9단과의 한판은 더욱 큰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8월말께 본선 리그가 마무리되면 이창호 명인과의 도전 5번기는 9월 혹은 10월에 열릴 예정. 현재 명인은 이창호 9단. 명인 타이틀을 9번이나 차지한 이 9단은 현재 3년 연속 명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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