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5월29일 존 헌트를 대장으로 하는 영국 등반대의 에드먼드 퍼시벌 힐러리와 셰르파인 텐진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 처음으로 올랐다. 에베레스트는 인도 북동쪽, 네팔과 중국의 티베트 국경에 솟아 있는 높이 8,848m의 봉우리다.식민지 인도의 측량국장 앤드류 워는 1846년부터 1855년까지 히말라야 산계의 3각 측량을 계속한 결과로, 그 때까지 측량국에서 피크(봉우리) 15라고 부르던 이 산이 지구 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봉우리를 현지 사람들이 뭐라고 부르는지를 몰랐던 워는 삼각법에 의해 인도 아대륙를 정밀하게 측정한 바 있는 전임 측량국장 조지 에베레스트의 공적을 기려 이 산을 마운트 에베레스트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티베트에서는 예부터 이 산을 초모룽마(세계의 어머니신이라는 뜻)라고 불렀고, 프랑스 제수이트회가 1733년에 펴낸 지도에도 이 산이 초모룽마라는 이름으로 기록돼 있다는 사실이 그 뒤 밝혀졌다. 중국에서도 그 이름을 음차해서 주무랑마(珠穆朗瑪)라고 부른다.
이 사실을 밝혀낸 스웨덴의 탐험가 스벤 헤딘은 에베레스트라는 명칭을 초모룽마로 고치자고 주장했지만, 영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팔에서는 이 산을 사가르마타라고 부른다. 힐러리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출신으로,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뒤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로부터 나이트 작위를 받았다.
한국인으로서 처음 에베레스트에 오른 사람은 고상돈(高相敦)이다. 그는 1977년 대한 산악연맹의 동료들과 에베레스트 원정에 참가해 그 해 9월15일 정상에 올랐다.
고상돈은 1979년에 알래스카의 매킨리에 등정하고 하산하다가 그 해 5월29일 자일 사고로 추락해 사망했다. 힐러리와 텐진이 에베레스트에 오른 날로부터 꼭 26년 되는 날이었다.
고종석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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