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자로 단행된 이번 검찰 수뇌부 인사의 특징은 집권 후반기를 맞아 현 정권의 ‘DJP 공조’체제에 걸맞게 호남과 충청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전진 배치시키는 등 확고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우선 이번에 고검장으로 승진한 3명 모두가 충청과 전남 출신이다. 충남 보령 출신인 사시 12회의 김각영(金珏泳) 서울지검장이 사실상 ‘검찰 2인자’자리인 대검차장에 임명돼 전남 영암 출신의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과 투톱 라인을 형성하게 됐다.
또 전남 해남 출신의 김학재(金鶴在) 법무부 검찰국장이 동기 중 처음으로 고검장급인 법무차관으로 승진했고, 지난 인사에서 건강상 이유로 주요 보직을 양보했던 김승규(金昇圭ㆍ전남 광양)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뒤늦게 광주고검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검찰 내 ‘빅3’인 서울지검장-대검 중수부장-대검 공안부장 자리에도 모두 호남과 충청 출신 인사들이 입성했다.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지검장에는 추진력 강한 특별수사통인 김대웅(金大雄ㆍ전남 나주) 대검 중수부장이, 사정수사를 진두지휘할 대검 중수부장에는 유창종(柳昌宗ㆍ충남 논산) 대검 강력부장이 각각 임명돼 향후 진행될 사정수사의 폭과 강도를 짐작케 하고 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및 대통령 선거를 맡을 대검 공안부장에는 공안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청와대 비서관까지 역임, 정계에 발이 넓은 박종렬(朴淙烈ㆍ광주) 법무부 보호국장이 전격 발탁됐다. 최근 신설된 대검 마약부장에는 서영제(徐永濟ㆍ충남 서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전보됐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는 ‘지역 편중인사’라는 지적을 피하고 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해 지역안배에도 상당히 신경쓴 흔적이 엿보인다. 검찰내 TK 출신의 좌장격으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사시 11회의 김경한(金慶漢) 법무차관과 김영철(金永喆) 대구고검장이 고검장급 중 상위서열인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에 각각 임명돼 정권의 향배에 따라 차기 총수 자리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또 경남 마산 출신으로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한 송광수(宋光洙) 부산지검장이 검찰 인사ㆍ예산권을 쥐고 있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됐고, 사시 16회~17회 중 경남과 경북 출신 3명이 호남 출신 3명과 함께 나란히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업무공백과 조직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를 빨리 단행했다”면서 “업무 추진능력과 인품, 서열, 출신지역 등을 모두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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