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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장밋빛 낙관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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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장밋빛 낙관은 금물

입력
2001.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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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놀랄만한 내용은 없다(no surprising).”26ㆍ27일 이틀간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협의와 한ㆍ미ㆍ일 대북정책조정그룹(TCOG)회의가 끝난 뒤 우리 대표단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ㆍ태 차관보가 한 말을 인용,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이변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회의 후 발표된 내용만 보면 대표단의 장밋빛 평가가 과장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미측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 화해ㆍ협력 정책은 미 대북정책의 ‘기본 철학’”이라고 추겨 세웠다.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되면 단계 단계마다 한국과 반드시 협의하겠다”는 켈리 차관보의 약속은 미국의 일방독주 가능성을 내심 우려했던 우리측을 안심시켰다.

과연 그럴까. 북한을 믿지 못할 ‘깡패국가’로 규정해온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이처럼 우리에게 긍정적인 내용 일색으로 채워져 있을까.

‘철저한 검증’‘핵 사찰’‘회의감’등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끼는 대표단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정부가 미 대북 정책의 밝은 면만을 보려는 것 아닌가라고 자문해 본다.

미 정책의 단편적 일면을 부각해 한미간에 큰 정책차이가 있는 것처럼 과장해온 시각에 대한 정부의 염려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월 한미 외무장관 회담 때의 낙관적 상황 인식이 한달 뒤 한미 정상회담 때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한한 비관도 낙관도 금물이다.

호눌룰루=김승일 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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