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에서 청계고가를 타고 마장동 쪽으로 달리다 보면 청계6가 부근에서부터 보기에도 아슬아슬할 정도로 낡은 아파트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다.중구 황학동과 종로구 숭인동에 12개 동씩 모두 24개 동으로 구성된 삼일시민아파트. 서울시가 1969년 청계천을 복개하면서 판자촌을 허물고 7층 높이로 지어 서울의 명물로 통했던 이 아파트가 30여년만에 35층짜리 대형 주상복합건물군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중구 지역만 재개발 공사일정이 가시화되고 있고 종로구 쪽은 진척이 없어 청계고가를 사이에 두고 최신식 대형건물군과 낡은 아파트가 양립하는 극심한 부조화현상이 예상된다.
서울 중구는 27일 황학동 162 일대 1만4,000여평에 들어선 삼일아파트 12개 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35층짜리 대형 주상복합건물 8개 동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적률 527%가 적용되는 주상복합건물에는 중ㆍ소형 아파트 1,800여세대와 대형 상가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1월 황학동 재개발조합과 건설계약을 맺은 롯데건설은 현재 재건축에 대한 세부 설계에 들어간 상태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 설계승인을 거쳐 내년초 주민 이주ㆍ철거작업과 함께 착공할 계획이다.
구는 공사비를 대략 3,5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면 늦어도 2005년께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이 지역은 84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동아건설이 93년 사업개발계획에 착수했으나 IMF 이후 회사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수명이 다한 아파트 건물은 흉물스럽게 서 있고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있는 아파트 뒤편 주택가의 경우 70% 가량만 철거됐을 뿐 나머지 100여가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반면 청계고가 건너편인 종로구 숭인동 지역 12개 동은 아직 재건축에 대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어느 정도 공사가 진행된 중구 지역과 달리 숭인동 지역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선뜻 재건축을 희망하는 업체가 없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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